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 "인상 사이클 전환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를 방문 중인 유 부총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경기는 예상보다 양호하고 물가는 전망보다 높아질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부총재는 "통화 정책은 사이클을 그린다"며 "금리 흐름은 2024년 10월부터 내리는 사이클이 계속된 것이었고,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금융통화위원회 내에서 한 번 더 금리를 내린 뒤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인상 사이클로 갈 수 있겠다는 분위기가 많았다"고 했다. 한은은 지난해 2월과 5월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한 뒤 동결을 지속하면서 인하 사이클을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발생한 중동 전쟁이 모든 계산을 바꿨다. 유 부총재는 "전쟁으로 인한 오일 쇼크가 공급 곡선을 왼쪽으로 이동시키면서 물가는 올리고 경기는 나쁘게 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같은 느낌의 사건이 생겼다"며 "고민이 깊어졌지만, 경기는 느닷없이 반도체 사이클이 강하게 나오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좋아졌고 정부 부양책으로 소비 심리도 많이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성장은 견조한데 물가 상방 압력이 거세진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유 부총재는 "경기는 애초 생각보다 크게 나쁘지 않은 것 같고, 이제는 통화정책이 인하가 아니라 인상 사이클 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 견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이후 지금까지의 지표를 보면 성장은 전망치(2.0%)보다 낮아지지 않을 것 같고, 물가는 전망치(2.2%)보다 더 높아질 상황"이라며 "이제는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재는 향후 금리 경로를 보여주는 점도표의 수정을 예고했다. 그는 "2월과 4월 사이에 전쟁이 터졌고 조건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며 "지나온 점도표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점도표는 조건부 확률분포인데, 5월 금통위까지 (성장·물가) 상황이 확인된다면 2월 점도표보다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률 분포를 볼 때 가장 높은 점(상단)을 볼지, 많이 찍힌 점(평균·중위값)을 볼지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반적인 확률 분포는 오를 수 있다"며 "매일 바뀌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남은 2주간 상황을 더 확인해야겠지만, 통방에서 다른 확률 분포를 보여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시장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있다고 짚었다. 유 부총재는 "외국인들로부터 한국은 성장률도 높고 경상수지 흑자에 수출도 잘하는데 왜 환율이 높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환율 수준이 과거에 비해 높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1470~1480원대 환율에 대해 시장은 일단 큰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 같지는 않다"며 "외화 유동성 악화나 자본 유출 우려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호조를 견인하는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유 부총재는 "반도체 비중이 크다는 것보다 비중이 큰 반도체 사이클이 꺾일 때를 걱정한다"며 "최근 반도체 사이클이 기존보다 상당히 길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아지면서 걱정이 줄었다"고 전했다. 대만과의 성장률 비교에 대해서도 "반도체 하나에 몰린 나라와 달리 우리는 자동차, 조선, 철강 등 다양한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체급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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