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시니어주택이 요양 중심에서 벗어나 주거·돌봄·여가가 결합된 생활형 모델로 진화하는 가운데, 월 200만원 수준의 공공형 시니어주택이 등장하며 그동안 비어 있던 '중간시장'이 본격 형성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니어주택 시장은 고가 실버타운과 공공임대 중심의 이분화 구조에서 벗어나 중산층 고령층을 겨냥한 다양한 가격대와 서비스 모델로 빠르게 재편될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령층의 주거 수요는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삶의 질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식사, 청소, 건강관리, 여가활동까지 지원받으며 호텔처럼 관리받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주거 형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93만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77%가 준공 20년 이상 노후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존 시장은 고가 실버타운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약 49만명에 달하는 중산층 고령층은 사실상 선택지가 부족한 '주거 공백'에 놓여 있었다.
이에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공공형 시니어주택은 월 200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식사, 청소, 건강관리 등을 제공하는 모델로, 향후 공급이 본격화될 경우 중산층 고령층을 중심으로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시니어주택 시장은 크게 고급형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더 클래식500'은 보증금 10억원, 월 500만원 수준에도 입소 대기 기간이 수년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으며, 강서구 마곡 'VL 르웨스트' 역시 보증금 12억~23억원 수준의 고급형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2035년까지 '서울형 시니어주택' 1만2000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하고, 건설자금 지원과 용적률 인센티브, 공공기여 완화 등을 통해 민간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보증금 최대 6000만원 무이자 지원, 역세권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최대 10% 인센티브 등 다양한 지원책도 병행된다.
지난달 29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정책저널 61호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시니어주택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시니어주택이 단순 복지시설을 넘어 건설·주택시장의 새로운 수요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이지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시니어주택 정책이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이를 복지시설이 아닌 독립적인 주택 유형으로 재정립하고 신규 공급과 기존 주택의 고령친화 개조를 병행하는 이중 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용적률·금융 지원 등 인센티브를 통해 사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월 ‘은퇴자마을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시니어주택 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향후 시장은 건강한 60~70대를 겨냥한 '액티브 시니어', 돌봄 기능을 강화한 '케어형', 의료 연계 '메디컬 레지던스' 등으로 세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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