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특공부터 쿠팡 사태까지…李 "정치, 넓은 시야 필요"(종합)

  • 비교섭단체·무소속 의원과 靑 초청 오찬…靑 "포용적 소통 의지"

  • 21명 전체 의원 전원 초청은 처음…민생·입법 초당적 협력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 오찬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 오찬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청와대로 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사회민주당 등 비교섭단체·무소속 국회의원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16일 가진 여야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비교섭단체 정당 지도부를 만난 바 있으며 이달 7일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및 오찬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비교섭단체 전체 의원과 무소속 의원들을 모두 초청해 오찬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의 포용적인 소통 의지를 담은 행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조국혁신당에서 서왕진 원내대표를 포함한 의원 12명이 참석했고, 진보당에서도 윤종오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 4명이 자리했다.

개혁신당은 천하람 원내대표와 이주영 의원이 청와대를 찾았고, 사회민주당은 한창민 당 대표 겸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무소속 김종민·최혁진 의원도 오찬에 함께했다. 총 21명의 의원들이 청와대를 찾았다.

다만 초청 대상 가운데 이날 부산과 울산 방문이 예정돼 있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역시 생명안전기본법 상임위 심사 일정으로 인해 오찬장에 오지 않았다.

청와대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 홍익표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고, 대통령 정무 특보인 조정식 의원도 함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들과 오찬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들과 오찬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교섭 4당 원내대표, 평택특별법 등 현안 해결 요청

오찬 간담회에서는 평택특별법을 비롯한 지역 현안과 부동산 정책 등이 주요 화두로 올랐다.

먼저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수도권 내 불균형 문제를 거론하면서 "평택 시민들은 미군 기지 이전, 해군 2함대 유치 등 국가 안보를 위한 큰 희생을 수십 년째 감내하고 있다"며 "미군 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지원특별법이 마련돼 있지만, 기지 이전과 연계된 특별 지원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서 원내대표는 "특별법 역시 한시법으로 운영되며 연장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제는 좀 더 안정적인 상시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확실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조국 혁신당 대표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상황에서 평택 지역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조세 형평성을 훼손하고 '매물 잠김'을 초래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반드시 개편돼야 한다"며 "대통령이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 현실화와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는데 진보당도 관련 내용을 담은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이미 발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일부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장특공제를 전면 폐지하고, 주택을 양도할 때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를 평생 2억원으로 축소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남·광주 통합 예산 지원과 교사 소송의 국가책임제를 제안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통합에 필수적인 예산 573억원이 전액 삭감됐다"며 "이 대통령이 '전남·광주 결혼'을 주선했는데 막상 결혼하고 나니 '결혼 비용은 알아서 하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교에 악성 민원이 들어왔을 때 일선 교사들이 민원 응대를 하고 민사소송에 대해서도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선생님들이 경찰서, 법원에 다닐 필요 없도록 교사 소송의 국가책임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당 대표 겸 원내대표는 '온라인 독점 규제법' 추진 필요성을 거론, "쿠팡 문제는 단순히 수천만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갑질 및 노동권 훼손도 매우 심각하다"며 "외교적 사안을 넘어 국내에서 반드시 책임 있게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을 사실상 지배하는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을 총수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오찬 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을 대기업 총수로 지정하면서 한·미 안보 통상 협상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 "공정위에서 나름의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된 부분"이라며 "공정위의 결정"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들과 오찬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들과 오찬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李대통령 "대외문제서 자해적 행위…통합 역량 발휘"

이 대통령은 각당 원내대표 모두발언에 이어 인사말에서 "다른 나라의 사례를 봐도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라 다투더라도, 외교·안보 등 대외문제에서 자해적 행위를 하는 경우는 찾기가 쉽지 않다"며 "아쉽게도 우리 안에는 그런 요소들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여기에 계신 분들이 그렇다는 말씀은 전혀 아니다"라며 "어쨌든 우리 국민들은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정치가 통합의 역량을 발휘해 주길 바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발언, 쿠팡 문제 등 한·미 관계 관리를 포함한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적어도 대외적인 측면에서는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대외적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며 "국내 상황도 매우 혼란스러웠지만 그건 우리 자신의 힘으로 이겨나갈 수 있다. 그러나 대외 환경이 악화하는 문제는 사실 우리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나가려면 국내에서 대외 관계를 바라볼 때 공적인 입장을 가져주시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치는 본질적으로 남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다. 각자의 정치적 신념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삶과 미래"라며 "그래서 정치에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은 차이도 있고 각자의 이익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뭐가 더 나은지 고민하고 누가 잘하는지 경쟁해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진정한 정치"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물론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저도 노력하겠다"며 "모두가 노력해 국민의힘을 모으고 대내외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오찬 참석자들을 향해서는 "하고 싶은 말도 많으실 텐데, 저도 듣고 싶은 얘기가 많다"며 "앞으로 이런 시간을 더 자주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오찬 메뉴로는 마늘소스의 새우 무 말이 냉채, 단호박죽, 도미전과 녹두전, 밤과 은행을 올린 갈비찜, 버섯 솥밥과 조개 미역국 등 한식이 준비됐다.

청와대 측은 "오늘 오찬 간담회는 위기 극복과 국정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함께 협력해 온 의원들에 대한 연대와 감사의 의미를 전하고 민생 현안 해결과 입법 과정에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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