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똑, 똑…
홍승혜의 개인전 '이동 중(On the Move)'에서는 물방울이 쉼 없이 떨어진다. 방울 방울이 모여 웅덩이를 이루고, 그 위로 떨어진 물방울은 동그랗고, 세모나고, 또 네모난 저마다의 파장을 만들어낸다. 전시장에 설치된 8개의 영상 작업에서 각각 흘러나오는 닮은 듯 다른 소리는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기를 반복하며 미묘한 변주를 만들어낸다.
홍승혜는 24일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은 나도 모르게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며 리듬에 대해서 말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천착해온 ‘이동성’을 축으로, 다양한 시기의 작업을 엮어냈다. 도형에서 소리로, 또 소리에서 안무로 이어지는 도형의 춤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움직이진 않지만 움직이는 듯 보이는 평면 작업, 실제로 움직이는 영상 작업, 그리고 관객이 직접 움직일 수 있는 입체 작업을 망라한다.
특히 작가가 집중적으로 탐구해온 주요 영상 작업이 한자리에 모였다. 광활한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로 간 스누피'(2019)를 비롯해 원, 막대기, 십자가 만나고 헤어지며 울고 웃는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내는 '표정연습'(2025) 등 영상 속 간결한 도형들은 마치 악보 위 음표들처럼 춤춘다. 움직이고, 변주하며 확장된다.
홍승혜 역시 도형들의 춤이다. 음악을 사랑한 아버지와의 기억, 악기 마림바를 배우던 시간,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장면, 실행 취소(undo) 과정에서 발생한 우연한 변화까지. 여기에 마흔에 익힌 포토샵과 쉰에 시작한 개러지밴드가 더해지며, 그의 삶은 하나의 리듬이 됐다. 그리고 지금도 이동 중이다.
“제가 사실 춤추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늙어서도 출 수 있는 춤을 발견한 셈이죠. 나중에 기운이 없더라도, 마우스를 움직일 힘만 남아도 저는 계속 춤을 출 수 있을 거예요.”
전시는 6월 14일까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