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앨릭스 에드먼스 교수 "가짜뉴스에 안 속으려면… 호기심 갖고 끊임없이 질문 던지세요"

  • 저서 '주의! 거짓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에서

  • 정부 승인 보고서·학술지 논문 검증대 올리고

  • 세계적 베스트셀러 오류·과장 조목조목 짚어내

  • "내가 틀렸다" 용인되는 문화가 확증편향 해법




앨릭스 에드먼스 런던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 사진위즈덤하우스
앨릭스 에드먼스 런던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 [사진=위즈덤하우스]

"'내가 틀렸다, 이제는 상황을 다르게 본다'라고 말하는 것이 용인되고, 심지어 권장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해요."

앨릭스 에드먼스 영국 런던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는 '질문'하는 사람이다. 통념과 권위에 기대기보다 끊임없는 의심과 검증을 통해 진실에 접근한다. 그는 저서 <주의! 거짓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위즈덤하우스)에서 정부 승인을 받은 보고서, 과학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노벨상 수상자가 추천한 도서까지 '도장 깨기'하듯 하나씩 검증대에 올린다. 그는 논리로 무장한 망치를 거침없이 휘두르며 대중적 성공을 거둔 <아웃라이어>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오류와 과장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에드먼스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 자신이 믿는 것만 보고 듣는 확증편향적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호기심'과 '질문'을 제시했다. 그는 실패에 지나치게 엄격한 분위기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오류를 인정하고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람들이 더 분별력을 갖게 된다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고 봐요. 단순히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가능해요. 실패에 엄격한 환경에서는 일단 특정 견해를 갖게 되면 이를 방어하는 데 급급해져 마음을 바꾸려 하지 않게 되죠."

그는 "책 또한 마땅히 의심해야 한다"며 권위가 대중성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흔히 무언가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할 때 '교과서적'이라고 하거나 권위를 인정할 때 '그 분야의 책을 쓴 사람'이라고 표현하죠. 하지만 책도 길게 쓴 블로그 포스트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누가 그 책을 썼는지, 그리고 그가 해당 주제에 전문성이 있는지죠. 인기가 곧 내용의 정확성을 담보하는 증거가 아니에요. 바이럴 영상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어린아이도 추리 소설에서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대개 범인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듯, 가장 뻔한 설명에 매몰되지 말고 질문을 던지며 대안적인 설명을 찾아야 한다는 것. "확증편향이란 편안한 것을 받아들이는 성향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불편함을 수용하고, 자신이 사실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들에 도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해요."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이러한 태도는 필수다. 그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을 때 죽는다'고 썼다.

"경제학자로서 저는 공급과 수요 모두의 중요성을 믿어요. 대중이 가짜 뉴스를 원한다면, 즉 시민들이 질문을 던지지 않고 본인이 믿고 싶은 것만 사실로 받아들인다면 정치인, 인플루언서, 언론인 같은 이들은 가짜 뉴스를 계속 공급하게 되죠. 유의할 점은 이런 행동이 그들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그들도 인간이기에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팩트를 체크할 시간이나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어요. 바쁜 시민이라도 간단한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사진위즈덤하우스
[사진=위즈덤하우스]

에드먼스 교수는 서면을 통해 가짜 정보와 허위 선동에 넘어가지 않는 팩트 체크에 대해 말했다.

▷사람들은 사실보다 가치, 이념에 더 크게 영향받기도 한다. 객관적 사실을 추구하는 태도와 가치 판단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가능한가.

"둘 사이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흡연이 암을 유발하는지, 혹은 넷제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것이 금융 수익률을 낮추는지와 같이 '객관적 진실'이 존재하는 문제들이 있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종종 '가치 판단'의 영역이다. 설령 넷제로 포트폴리오가 수익을 극대화하지 못하더라도, 기후 변화를 걱정하기 때문에 그곳에 투자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누군가 '넷제로 투자는 금융 수익을 희생시킨다'라고 말했다면, 소셜 미디어에서는 그를 기후 변화 부정론자나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세우며 매장하려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가치 판단이 배제된 단순한 사실일 뿐이다. 넷제로 투자에 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

▷책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했다. 상호 합의에 이르는 대화가 정말 가능한가.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면,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체면 차리기'보다 견해를 바꾸는 것을 권장하는 문화가 뒷받침된다면 대화를 통한 합의는 분명 가능하다."

▷ 한국 교육 과정은 정답을 찾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에게 비판적 사고를 길러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아이들이 질문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질문하는 행위 자체를 명시적으로 칭찬하는 것이다. 저도 제 아들에게 '좋은 질문이다'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 둘째는 질문이 아무리 단순하더라도 정성껏 답해주는 것이다. 때로는 제대로 답하기 위해 종이와 펜을 가져와 그림을 그리거나 실물을 보여줘야 할 수도 있다."

▷ '상식'이라는 단어는 정치적으로도 자주 사용되며, 시대와 맥락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상식은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인가?

"상식에 호소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상식은 종종 개인의 직감이나 예감을 의미하며, 이는 자신의 직관에 반하는 증거를 거부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상식적으로는 설사하는 아이에게 물을 주면 그대로 다 빠져나갈 것 같아 물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탈수를 막기 위해 반드시 물을 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상식의 '상(Common)'은 때로 다른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것, 즉 '공유된 믿음'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중의 지혜가 틀릴 때도 많다."

▷ AI 등 기술 발전이 정보 왜곡을 키울까, 개선할까.

"인터넷은 사람들이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정보를 검색하는 것을 매우 쉽게 만들었다. 소셜 미디어가 게시물이나 짧은 영상으로 사람들을 현혹한다는 점에서 일부 책임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이것이 블로그와 신문 기사 영역까지 확장된 것이 문제다. AI는 양날의 검이다. 다른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어떤 이들은 논쟁의 반대 측면을 확인하거나 검증하는 데 AI를 사용하겠지만, 또 다른 이들은 기존의 편견을 강화할 정보를 찾아내는 데 AI를 동원할 것이다."

▷ 한국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가짜 뉴스는 중대한 문제이지만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다.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호기심을 잃지 않으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면 여러분은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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