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끄집어낸 20대 끝자락의 '짱구'…자전적 이야기 녹아있어"

  • 서울서 배우의 꿈 좇는 인물… 연기뿐아니라 각본·공동 연출 참여

  • 영화 '바람'의 캐릭터 다시 나왔지만… 후속편으로 보기는 어려워

  • 극 중 인물들 실제생활서 출발… 특이한 친구들 다 못담아 아쉬워

영화 짱구 공동 연출과 주연 배우를 맡은 정우 사진BH엔터테인먼트
영화 '짱구' 공동 연출과 주연 배우를 맡은 정우.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우가 영화 '짱구'로 청춘의 얼굴을 다시 꺼내 든다. 서울에서 배우의 꿈을 좇는 짱구는 이제 20대 끝자락에서 현실과 마주한 인물이다. 영화 '바람' 속 짱구라는 이름을 다시 불러온 정우는 자전적 정서가 스민 인물을 다시 붙들며 버티는 시간과 쉽게 꺾이지 않는 청춘의 마음을 담담하게 그린다.

"왜 하필 지금이냐고 물으면, 사실 이 작품을 꼭 이 타이밍에 해야겠다고 작정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 운명처럼 만나게 된 작품에 가까웠죠. 그래서 더 감사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좋은 스태프와 배우들을 만나 함께할 수 있었던 것도 그렇고요."

이번 작품에서 정우는 배우를 넘어 각본과 공동 연출에도 참여했다. 오랜 시간 이 인물을 품어온 만큼 이번에는 연기만이 아니라 작품이 완성되는 전 과정을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게 됐다고 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많이 느낀 건 배우들은 후반 작업에 얼마나 큰 에너지와 정성이 들어가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는 점이었어요. 저 역시 이번에 직접 경험하면서 재미도 있었지만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정말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정우는 '짱구'를 '바람'의 속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짱구라는 인물을 다시 불러오지만 전형적인 후속편의 문법과는 결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바람2'는 아닌 것 같아요. '바람2'라고 하기는 어렵고, 굳이 이야기하자면 '바람'에 나왔던 그 캐릭터가 다시 나오는 거니까 스핀오프나 캐릭터 무비 같은 느낌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시리즈물과는 결이 조금 다른 영화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범죄도시' 1·2처럼 이어지는 방식과는 확실히 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영화 짱구 공동 연출과 주연 배우를 맡은 정우 사진BH엔터테인먼트
영화 '짱구' 공동 연출과 주연 배우를 맡은 정우. [사진=BH엔터테인먼트]

극 중 짱구의 친구 장재(신승호 분), 깡냉이(조범규 분) 등은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로 실제 인물 같은 생생함을 가지고 있다. 정우는 이런 인물들이 완전히 허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겪고 봐온 사람들의 결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바람'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제가 직접 쓰다 보니까 실제 생활 속에서 봤던 독특한 친구들이 많이 떠올랐어요. 장재, 깡냉이도 겉으로 보면 되게 일반적인 것 같은데 또 자세히 보면 일반적이지 않은 결이 있거든요. 그런 생활감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제 주변에는 더 특이한 친구들이 많은데 이번 작품에 다 담지 못해서 아쉽기도 해요."

영화 '바람'은 극장 흥행 성적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작품이었다. 독립영화로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이후 IPTV와 VOD 등을 통해 이른바 '비공식 천만 영화'로 불릴 만큼 더 오래, 더 넓게 사랑받았다.

"그때는 사실 손익분기점이 몇만 명인지도 잘 몰랐어요. 저희한테는 그냥 의미 있는 행보였다고 생각해요. 제주도에 무대 인사를 갔는데 관객이 네 분만 앉아 계신 적도 있었거든요. 저희보다 관객이 더 적으니까 극장 관계자분들이 자리를 채워주시기도 했어요. 그렇게까지 하며 무대 인사를 다녔죠. 그때는 상영이 끝난 뒤 관객 한 분 한 분과 셀카를 찍고 사인을 해드리는 일도 솔직히 좀 힘들었어요. 팬 서비스라는 개념도 잘 몰랐고 그 시간을 즐길 줄도 몰랐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이번에 부산에서도 관객분들과 사진을 찍고 추억을 만들면서 되게 감사하고 재밌다는 생각을 했어요. 스코어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까 결국 관객 한 분 한 분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람'이 정우의 이야기를 이성한 감독이 시나리오로 옮긴 작품이었다면 '짱구'는 자신의 시간을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꺼내 적어 내려간 작업이었다. 같은 자전적 출발점 위에 놓여 있지만 이번에는 배우를 넘어 쓰는 사람의 자리에서 이야기를 더 많이 다듬고 고쳐갔다고 했다.

"제 이야기를 글로 옮긴다는 게 쉽지는 않죠. '바람'도 자전적이라는 타이틀은 있었지만 저는 당시 에피소드들이 나열된 방식에 더 가까웠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아버지 이야기를 비롯해 제 실제 경험이 녹아 있다 보니 나름의 기승전결은 있었다고 봐요. 이번 작품도 그런 식으로 제 이야기를 바탕에 두고 출발했어요. 다만 이번에는 각색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대여섯 번, 많게는 일곱 번 정도 고쳐 썼고 주변 분들에게 도움도 받으면서 다듬어갔습니다."
영화 짱구 공동 연출과 주연 배우를 맡은 정우 사진BH엔터테인먼트
영화 '짱구' 공동 연출과 주연 배우를 맡은 정우. [사진=BH엔터테인먼트]

각색을 거치며 가장 크게 달라진 지점에 대해서도 들었다. 여러 차례 수정과 보완을 거쳤지만 정우는 결국 처음 붙잡았던 이야기의 방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더라고 했다.

"사실 초안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기보다 결국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더라고요. 여섯 번 정도 각색을 거치고 나서도 결국 처음 초안 쪽으로 다시 가게 됐어요. 제작사 대표님들도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바로 들어갈 수는 없는 거니까요. 어쨌든 그 과정을 거치면서 처음엔 조금 투박하고 거칠었던 부분들이 조금 더 매끄러워진 것 같아요."

연출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번 작품으로 공동 연출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우는 아직 이를 본격적인 계획이나 목표로 두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사실 연출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이 있거나 그렇지는 않고요. 그냥 시나리오는 계속 쓰고 있어요. 어떤 시나리오가 어떻게 영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틈틈이 재미를 느끼면서 쓰고 있어요. 사실 저는 현장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힘들고 다칠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고요. 요즘은 촬영 시간도 정해져 있잖아요. 배우들 컨디션도 중요하지만 스태프분들 컨디션도 중요하니까 다행히 시간 오버 없이 잘 촬영했어요. 또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촬영한 기간도 꽤 있어서 스태프들과도 배우들과도 생각보다 함께할 시간이 있었어요.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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