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의 역습] 대출·부동산·투자, '에브리싱 체인지'…빌리기에서 버티기로

  • 대출 전략 '영끌'에서 상환·축소로…주담대 잔액 ↓

  • 부동산 시장도 관망세 심화…매물 늘고, 거래 '뚝'

  • 투자도 보수적으로 전환…안정형 투자로 자금 유입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돌파한 가운데 대출, 부동산,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대출을 최대한 일으키는 소위 '영끌' 전략보다는 이를 갚거나 대출 비중을 축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추매보다는 관망으로, 주식 등 자산시장에 대한 투자도 공격형보다는 보수형 전략을 취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달 20일 기준 610조6811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400억원 감소했다. 고금리로 인해 이자 부담이 커지자 차주들이 신규 대출이나 갈아타기를 미루고, 당장 유동성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간편한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리 경로를 통해 가계 부담으로 전이되면서 투자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부동산, 주식 등 대출을 기반으로 한 자산 형성 구조가 고금리 기조 속 흔들리는 것이다.

우선 그동안 대출 상승을 견인했던 부동산 시장은 매수세가 꺾이며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매입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매물은 늘어나고 있지만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부동산 투자는 특성상 대출 등 레버리지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고금리에 더욱 취약한 구조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3월 넷째 주(23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은 1주일 전보다 0.17% 하락했다. 주간 변동률 기준으로 3년여 만에 최대 낙폭이다. 용산·성동구 등 '한강 벨트' 집값도 하락 추세다. 대출 규제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시한인 5월 9일이 다가오면서 시장에 매물이 늘어난 영향이다. 수요가 위축되며 거래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거래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날 기준 234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월 이후 최저치다. 

고금리는 자금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환경에서 주식, 가상자산 등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로 향했던 자금이 다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대출 부담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고, 시장의 불확실성도 여전해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는 '보수적 투자'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7일 전장보다 21.59포인트(0.40%) 내린 5438.87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한때 4% 넘게 하락해 5200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이후 처음으로 17만원대로 떨어졌고, 100만원대였던 SK하이닉스도 92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고 시장금리가 상승기에 진입한 만큼 고금리에 따른 대출 전략 변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 축소와 인상 관측이 확대되는 것만으로도 시장 금리는 상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금리가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비용 부담 가중이 불가피한 만큼 대출을 상환하고 이자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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