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당일 외국인 방문객은 명동과 광화문 일대에 집중됐다. 이는 공연 입지와 관광 동선상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러나 증가율과 소비 데이터를 보면 다른 그림이 나타난다.
성동구, 즉 성수동의 외국인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일부 패션·유통 매장에서는 외국인 매출 증가폭이 명동보다 크게 나타났다. 이는 공연 관람 이후 관광객이 다른 상권으로 이동하며 소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성수동의 부상은 우연이 아니다. 이 지역은 전통적인 관광지가 아니다. 대신 로컬 브랜드, 팝업스토어, 카페, 전시가 결합된 ‘체험형 상권’이다.
특히 이번 공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젊은 층 중심이라는 점은 중요하다. 이들은 글로벌 브랜드보다 “지금 서울에서 유행하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둔다.
그 결과 명동은 ‘전통 관광지’, 성수는 ‘현재형 서울’이라는 이중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해외 주요 도시에서는 이미 공연이 도시 경제를 재편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22년 BTS의 라스베이거스 공연이다. 당시 수십만 명의 팬이 도시로 몰렸고, 호텔·카지노·레스토랑 예약이 폭증했다. 흥미로운 점은 공연장이 아닌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전체가 ‘BTS 테마 도시’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공연은 이벤트였지만, 소비는 도시 전반에서 발생했다.
또 다른 사례는 라스베가스의 전략이다. 이 도시는 공연과 관광을 분리하지 않는다. 공연은 관광객 유입 장치이고, 소비는 도시 전체에서 일어나도록 설계돼 있다.
일본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도쿄에서는 대형 콘서트가 열리면 공연장 주변뿐 아니라 시부야·하라주쿠 같은 상권으로 소비가 확산된다. 특히 젊은 관광객은 공연 이후 ‘트렌드 지역’을 방문하는 패턴을 보인다.
이 지점에서 공연의 경제적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과거 공연은 하나의 ‘콘텐츠 산업’이었다. 티켓 판매와 현장 소비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지금 공연은 도시 전체 소비를 촉발하는 ‘트리거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즉 공연은 시작일 뿐이다.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그 이후의 소비는 도시가 가져간다.
서울에서 나타난 성수동 효과는 이 구조의 초기 형태로 볼 수 있다.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다음 소비는 어디에서 발생할 것인가.
성수동은 이미 알려진 공간이다. 브랜드와 자본이 빠르게 유입되며 상업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다음 후보로는 몇 가지 지역이 거론된다.
연남·망원은 로컬 감성과 개성이 강한 지역이다. 한남·이태원은 글로벌 감각과 고급 소비가 결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 서촌·성북 등은 문화와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체험형 소비 잠재력이 있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경험을 파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제 선택의 문제다.
이 현상을 일회성 이벤트로 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산업 구조의 신호로 볼 것인가.
정책적으로는 세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공연과 관광을 분리하지 않고 통합 산업으로 설계해야 한다.
둘째, 성수와 같은 지역을 단순 상권이 아니라 콘텐츠 기반 소비 플랫폼으로 육성해야 한다.
셋째, 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 흐름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기업 역시 변해야 한다. 단순 매장으로는 경쟁할 수 없다.
이제는 공간 자체가 콘텐츠가 돼야 한다.
이번 BTS 공연이 남긴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단순하다.
사람은 이벤트를 따라 움직인다.
그러나 돈은 경험을 따라 움직인다.
광화문은 이벤트의 중심이었고, 성수는 경험의 중심이었다.
이 구조가 반복된다면, 서울은 공연 하나로 도시 전체가 움직이는 ‘공연 경제 도시’로 진화할 수 있다. 이미 라스베이거스와 도쿄가 그 길을 걷고 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서울은 이 흐름을 전략으로 만들 준비가 돼 있는가.
공연은 끝났다.
하지만 경제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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