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 경고에 이란 공격 유예…'실패 국가' 전락 우려"

  • 동맹국들 "이란 인프라 타격 시 '실패국가' 전락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력 인프라를 파괴하겠다는 강경 방침에서 물러나 협상을 시도하고 있는 배경에는 동맹국들의 '전쟁 재앙' 경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력 인프라 공격을 유예한 것은 미국 동맹국들과 걸프 국가들이 확전 위험을 비공식적으로 경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동맹국들은 특히 이란의 전력·에너지 인프라가 영구적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전쟁 이후 이란이 사실상 '실패 국가(failed state)'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와 같이 정부의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간 유예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며 이번 주 이란과의 대화가 계속될 것이고 협상 결과에 따라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시장 안정 의도와도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발표 직후 국제 유가는 급락하고 뉴욕 증시는 반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다나 스트롤 전 미 국방부 중동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는 새로운 수준의 확전을 촉발할 것이 분명한 위협에서 물러설 방법이 필요했다"며 "월요일 미국 시장 개장 직전에 5일 유예와 대화 발표가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외교적 해법 모색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집트, 터키, 파키스탄 등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이 먼저 협상을 제안했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오랫동안 협상해왔고 이번에는 그들이 진지하다"고 강조했다. 또 핵 협상과 관련해 이란이 핵물질을 넘기고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지 않는 방향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다른 국가들도 협상 움직임을 인정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있었다는 보도를 환영한다"며 "영국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협상 성과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입장 변화와 이란의 협상 지연 전례 등을 고려할 때 실제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협상 국면이 전술적 시간 벌기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는 보고서에서 "대통령은 기만 전략을 즐겨 사용해왔으며, 48시간 시한이 새로운 군사 행동을 위한 위장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란 측 역시 협상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미국과의 협상설을 "금융 및 석유 시장을 조작하기 위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 위협을 인지하고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갈등이 한층 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이란이 에너지 인프라를 지렛대로 미국을 압박하는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너선 패니코프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중동 담당 부국장은 "이란 입장에서는 에너지 인프라 공격 위협을 통해 미국을 물러서게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며 "이란은 자신들이 승리하고 있으며 이런 행동이 억지력을 높인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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