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고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위법 수집 증거"라고 주장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은 "사실오인·법리오해·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6-1부(김종우·박정제·민달기 고법판사)는 18일 윤 전 본부장의 업무상 횡령 등 혐의 사건에 대해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앞서 1심에서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경 청탁 목적으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또 같은 해 7월경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1271만원 상당 샤넬 가방·천수삼 농축차·6220만원 상당 그라프 목걸이 등을 제공하고(청탁금지법 위반), 이를 통해 통일교 자금으로 매입 대금을 정산받은 혐의(업무상 횡령)에 대해 징역 6월을 선고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2022년 4월경 샤넬 가방을 제공한 혐의에 대해서 불법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고 한학자 총재 등 원정 도박 관련 사건에 관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는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공소 기각했다.
특검팀은 이날 재판에서 "(원심에서) 증거 인멸에 대해 공소 기각했지만 특검법을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해석한 결과"라며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열거된 사건에 더해 인지된 사건까지 포함하도록 규정해 특검 수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무죄가 선고된 업무상 횡령에 대해선 "제출된 증거와 자금 사용 경위, 사건의 전체적 흐름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개인의 통일교 영향력, 정치적 영향력 확보를 위한 개인적 이익 내지 목적이 포함돼 있다"며 "피고인이 통일교 선교 물품 구매 명목으로 김 여사에 제공할 샤넬백을 구매한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불법 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형 부당에 대해선 "특정 종교와 정치 권력이 유착해 국정을 농단한 사안으로 정교 분리 원칙 등 헌법 가치 침해하고, 종교의 국정 개입을 통해 대선 및 당내 경선에서 민심 왜곡되는 등 정치·사회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이를 바로 잡아 달라"며 앞선 1심에서 구형한 징역 4년에 처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본부장 측은 발표 자료를 통해 "형사 법리를 중심으로 무죄를 주장한다"는 취지로 항소 이유를 진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 "(원심에서) 유죄의 근거로 삼은 증거들은 위법할 수 있는 증거들이거나 그에 파생해 2차적으로 획득한 증거들"이라며 "유죄를 인정할 증거가 없기에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라프 목걸이 전달과 관련된 청탁금지법에 대해선 "객관적 물증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신빙성이 없는 진술에 의존해 유죄가 됐다"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증인 세 명을 신청한다"고 요청했다. 또 일부 유죄로 판단된 횡령죄 부분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보석심문도 진행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6일 보석을 청구했다. 윤 전 본부장 측은 "형사 처벌을 받거나 수사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이미 필요한 압수수색 이뤄져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 도망할 염려도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윤 전 본부장도 직접 발언권을 얻어 "교단 압박에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기여했다"며 "지난해 9월에도 교단에서 회유가 있었는데 거절하고 일관된 진술을 견지했고 본 공판에서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받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 측은 "한학자와 권성동 측에서 회유 가능성이 상당하고 진술 번복 가능성이 크다"며 "관련 재판이 계속 중인 만큼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커 기각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내달 3일로 지정했다. 이날 전씨를 비롯해 김모씨, 이모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피고인 신문, 최후 변론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선고 기일은 같은 달 27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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