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꼭 동그랗고 빨개야?"…박신양이 찾은 '움직임'

  • 두번째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 "나를 얘기하지 않고선 표현 성립 안돼"

  • 사과도 그리움도 '이렇게 또 저렇게' 그려

  • 연극적 요소? "불편할지 즐거울지는 아무도 몰라"


배우 박신양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및 감정의 발견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배우 박신양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및 '감정의 발견'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자세히, 그리고 오래 보니 동그랗고 빨간 것과는 거리가 멀더군요. 사과가 동그랗고 빨개야하나 오래 생각했어요.”
 
배우 박신양은 과거 고(故) 두봉 주교가 준 사과 두 개가 썩어가자, 이를 버리지 못해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사과를 그릴수록 ‘어떻게 그릴 것인가’가 아니라 ‘그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르게 됐다. 그렇게 그가 지금까지 그린 사과만 30~40점. 동그랗고 붉었던 그의 사과 그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붉지도, 또 둥글지도 않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박신양은 이를 통해 ‘사과는 동그랗고 빨갛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만의 ‘움직임’을 찾았다.
 
박신양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는 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든 것은 표현”이라며 “‘나’를 얘기하지 않고서는 표현이라는 말이 성립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 감정을 이야기하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를 알아야 한다”며 ‘자신을 아는 것’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배우 박신양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 마련된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전시장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배우 박신양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 마련된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전시장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그는 그림을 그리고, 감정을 들여다보면서 ‘그리움’의 근원을 찾게 됐다. 러시아 유학 시절 함께 공부했던 친구 ‘키릴’이 그것. “키릴은 제가 아는 사람 중 사람을 가장 너그럽게 바라보는 사람이에요. 존재의 가능성을 크게 열어주는 시선을 가진 친구,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친구죠.”
 
그는 사과처럼 키릴도 ‘이렇게 또 저렇게도’ 그렸다. “‘친구가 그리우면 찾아가서 만나면 된다’는 말을 듣곤 했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리움이 어디서,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어떤 때 특히 강해졌고, 어떻게 해소됐는지, 또 이런 감정이 나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었는지, 그리움이 일반적인지 혹은 인간에게 필요한 감정인지 등 여러 질문을 던졌죠.”
 
감정의 발견

그리움의 대상을 떠올리면서 대상에 대한 감정, 감정을 대하는 태도까지 그림에 넣었다. 자신의 감정을 해석하고 자신을 이해하려는 과정이 자연스레 그림으로 이어진 것. 
 
전시 역시 박신양의 ‘나’에 대한 탐구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연극은 제가 살아온 배경”이라고 말하는 그가 이번 개인전을 ‘한국 최초 연극적 전시’로 꾸린 이유다. 

박신양이 ‘작업실’이라고 부르는 이번 전시에서는 배우 15명이 정령처럼 그림과 관람객 사이에서 연기한다. 이를 통해 현실과 상상을 가르는 ‘제4의 벽’(무대와 관객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계)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연출이 이뤄진다.
 
배우 박신양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및 감정의 발견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배우 박신양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및 '감정의 발견'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박신양은 자신을 “광대로 살았다”고 표현하듯, 또 저서 <감정의 발견>에서 제4의 벽을 언급하며 “잊으려 했던 거리감이 지금은 자꾸 눈에 밟힌다”고 회고하듯, 광대의 모습을 한 정령들은 이번 전시에서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나든다.
 
간담회 말미, 일부 관람객이 연극적 요소에 불편할 수 있는데 이를 굳이 시도한 이유를 묻는 말에 박신양은 이처럼 답했다.
 
“굳이 왜 시도를 안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불편할지 혹은 즐거울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전시는 3월 6일부터 5월 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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