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1주일 칼럼] ① 전쟁의 무게 중심이 바뀌었다…이란전 1주일이 보여준 것

​​​​​​전쟁의 방식은 언제나 기술보다 조금 늦게 바뀐다. 새로운 무기가 등장한다고 해서 곧바로 전쟁의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군대와 국가가 그것을 실제로 어떻게 쓰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무엇을 보여주는지가 확인돼야 비로소 전쟁의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 충돌이 시작된 지 약 일주일. 아직 전면전이라 부르기에는 이르지만 이 짧은 시간 동안 드러난 장면들은 하나의 분명한 신호를 던지고 있다. 전쟁의 중심과 성격이 다시 한 번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전쟁의 중심은 병력과 영토였다. 제2차 세계대전은 병력과 산업력의 전쟁이었다. 냉전 이후에는 정밀 타격과 공중 우위가 핵심이 됐다. 1991년 걸프전은 위성·정밀유도무기가 전쟁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그러나 이번 충돌에서 드러난 양상은 또 다른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전쟁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변화는 전쟁의 '속도'와 '거리'다. 미국은 이란 핵시설과 군사 인프라를 정밀 타격하면서도 대규모 지상군 투입은 하지 않았다. 이란 역시 대규모 병력 충돌보다는 미사일과 드론, 사이버 공격, 대리 세력 등을 활용한 대응을 시도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하늘과 네트워크 공간이 전장이 되고 있다. 장거리 정밀 타격, 드론, 미사일, 사이버 공격이 전쟁의 중심 도구로 등장한 것이다.

두 번째 변화는 전쟁의 '비대칭성'이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력 격차는 압도적이다. 전통적 의미의 군사력만 놓고 보면 비교 자체가 어렵다. 그러나 이란은 정면 충돌 대신 다양한 비대칭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중동 곳곳에 분포한 친이란 무장세력, 미사일 네트워크, 드론 전력, 해상 위협 등은 전통적인 전선 개념을 흐리게 만든다. 전쟁이 특정 지역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분산형 충돌'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확인됐다. 값싼 드론이 수백억 원짜리 전차를 파괴하고, 민간 기술 기반의 위성 데이터가 전장을 실시간으로 연결한다. 전쟁의 비용 구조와 효율성이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변화는 전쟁의 '정치적 관리'다. 이번 충돌에서 미국과 이란 모두 일정한 선을 넘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인다. 충돌은 계속되지만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은 피하려는 계산이다. 이는 현대 전쟁의 또 다른 특징이다. 전쟁은 더 치명적이지만 동시에 더 통제된 형태로 진행된다. 핵무기와 세계경제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전면전은 누구에게도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충돌이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에너지 리스크의 구조적 변화다. 중동 전쟁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변수는 항상 호르무즈 해협이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그러나 이번 충돌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단순한 해협 봉쇄 가능성보다 더 복합적이다.

드론, 미사일, 해상 비대칭 전력은 특정 지점을 완전히 봉쇄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긴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에너지 시장은 물리적 차단뿐 아니라 '위험 프리미엄'에 의해 움직인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는 다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전쟁 비용 구조의 변화다. 현대 전쟁은 과거보다 훨씬 더 고가의 무기 체계를 사용한다. 동시에 드론과 같은 저비용 무기가 전장의 효율을 크게 바꾸고 있다. 수천 달러짜리 드론이 수백만 달러짜리 장비를 무력화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것은 군사 전략뿐 아니라 산업 구조에도 영향을 준다. 방위 산업, 인공지능, 위성 기술, 사이버 보안 등은 이미 전쟁의 핵심 인프라가 됐다. 전쟁의 기술화는 군사와 산업의 경계를 더욱 흐리게 만든다.

세 번째는 전쟁의 심리적 영향이다. 세계 경제는 이미 여러 차례 지정학적 충격을 경험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갈등, 미·중 경쟁 등은 시장에 일종의 '학습 효과'를 남겼다. 초기 충격은 빠르게 흡수되지만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누적된 불안이 시장을 흔들 수 있다.

이번 충돌 역시 마찬가지다.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제한될 수 있지만, 전쟁이 확대되거나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이번 충돌이 단순한 지역 분쟁인가, 아니면 전쟁의 새로운 패턴을 보여주는 신호인가. 전쟁은 종종 작은 사건에서 새로운 시대의 단서를 드러낸다.
이란전이 그런 전환점인지 지금 당장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있다. 전쟁의 무게중심이 더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병력에서 기술로, 전선에서 네트워크로, 정면 충돌에서 분산형 충돌로.

세계는 여전히 전쟁을 막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의 모습만큼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전장보다 먼저 세계 경제와 산업의 지도를 바꾸기 시작하고 있다.
 
이란 전쟁 영향
이란 전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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