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대주주-경영진 갈등 고조… 박재현 "전문경영체제 흔들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진=한미약품]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의 내부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그룹 지배구조의 근간인 전문경영인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박 대표는 4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경영 개입 논란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그는 신 회장이 성추행 가해 의혹이 제기된 임원을 비호했다며 "회사 공식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대표는 신 회장 측의 압력으로 해당 임원에 대한 징계가 무산됐으며, 결국 자진퇴사로 정리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표는 이어 "신 회장이 '박 대표를 패싱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보고 들은 것'이라며 '대통령이 국무총리하고만 일하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한 약속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원가 절감을 명목으로 미검증 저가 원료로 교체를 추진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로수젯 원료를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으로 바꾼다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 확신하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의 연임 여부에는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33년이라는 자신의 인생 대부분을 보낸 한미약품이 결코 비리를 일삼는 조직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철학인 '품질 경영'을 강조하면서 그동안 한미약품그룹이 혁신과 도전, 창조를 통해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 가치는 혼자서 지킬 수도, 지켜지지도 않는다"면서 "임직원과 고객, 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가 함께 지켜내야만 하는 우리의 헌법과도 같은 가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식적인 임기까지 이 정신을 보존하고 지키는 데 모든 것을 걸겠다. 뜻을 같이해 달라는 부탁은 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한미 구성원이라면 이 회사를 지금껏 지탱할 수 있게 해 준 '임성기 정신'을 훼손하는 시도에 대해서 침묵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업계에선 한미약품 그룹 내 긴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를 장외에서 추가 매수하며 본인 및 한양정밀의 총 지분율을 29.83%로 끌어올렸다. 이는 고 임성기 창업주의 부인 송영숙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 63.89%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박 대표의 임기는 이달 29일 만료되며, 연임 여부는 이달 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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