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체질 개선이냐 안정 성장이냐 "중국 '바오우' 딜레마...양회 관전포인트

  • 3월4일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 개최

  • 총리 업무보고 '하이라이트'…'保5' 포기 의미

  • 트럼프 변수·중동 리스크...왕이 '입'에 쏠린 눈

  • 군부 숙청 후폭풍...習이 보낼 정치 메시지는

  • "習 중심 권력 제도화" 국가발전계획법 통과될까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개최됐다 사진신화통신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사진=신화통신]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4일 막을 올린다. 양회는 국정 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총리 정부 업무보고, 주요 입법 심의, 장관급 인사 기자회견 등을 통해 중국 지도부의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장이다.

특히 올해 양회의 의미는 남다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될 내년 가을 21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둔 데다가, 미중 간 관세 갈등, 글로벌 정세 요동,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이하 15·5계획)의 첫해를 맞은 만큼 중국이 발표할 경제 청사진에 눈길이 쏠린다.

15차 5개년 계획 첫해...'保5' 포기의 의미는

하이라이트는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공개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다.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와 주요 정책 방향을 발표한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 원년인 2023년 이후 매년 유지해왔던 5% 안팎 성장률 목표치를 사수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올해 지방 양회에서 31개 지방정부 중 21곳이 성장률 목표치를 낮췄고, '경제 대성(大省)' 광둥성을 포함한 7개 성·시·자치구가 목표 성장률로 4.5%~5% 수준을 제시했다. 이에 중앙정부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4.5~5% 범위로 조정할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중국이 1994년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방정부가 더 이상 성장률에 목매지 않음을 보여준다.

목표 하향조정은 단순히 성장 둔화 신호라기보다는 미국의 불확실한 대외 무역정책, 중국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 문제 심화 등 복잡한 경제 환경 속에서 소비 중심 성장 모델로의 경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데 중점을 둘 것이란 뜻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올해가 15·5계획 첫해인 데다가 내년 21차 당대회를 앞둔 정치적 시점을 감안해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그대로 유지해 경제 성장 의지와 자신감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형식적으로는 '5% 안팎'을 외치며 시장 안정을 꾀하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4.5~5.0%'의 하단을 인정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트럼프 변수·중동 리스크...외교부장 '입'에 쏠린 눈

양회에서는 주요 장관급 인사들이 경제·외교·민생 등과 관련해 답변하는 기자회견도 열린다. 특히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올해 외교 전략을 확인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가능성과 미국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인한 중동 정세 리스크로 미·중 관계의 변수가 확대된 상황이다. 중국이 트럼프를 '전쟁 중독자'라고 맹비판하며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규탄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이 미국을 향해 어떤 톤의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또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관계가 급격히 경색된 일본을 향해 어떤 견제구를 날릴지, 지난해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던 한반도 문제가 거론될지도 주목할 포인트다.

미·중 전략 경쟁 속에 중국의 올해 국방 예산도 관심사다. 중국은 지난해 양회에서 전년 대비 7.2% 증가한 1조7847억 위안(약 375조원)의 국방예산을 발표하는등 4년 연속 국방비를 매년 7%대로 늘려왔다. 올해 경기 하방 압력 속에서도 국방비 증액 기조를 이어갈지 여부가 미·중 전략 경쟁의 강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군부 숙청 후폭풍...習이 보낼 정치 메시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통신
지난해 3월 양회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무장경찰대표단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시 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될 내년 가을 21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보낼 정치적 신호도 관전 포인트다.

시 주석은 매년 양회 때마다 인민해방군·무장경찰 대표단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설했다. 올초 장유샤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비롯해 군부 고위층 낙마가 이어지며 인민해방군 대표단 규모가 눈에 띄게 줄고 내분설이 불거지는 등 군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시 주석은 내부 통제 강화를 주문하며 반부패 기조를 재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양회에 불참한 관료 명단도 정치적 흐름을 읽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시 주석의 '우주 군수방' 인맥인 중앙정치국원 마싱루이가 대표적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지난해 7월 신장 위구르 자치구 당서기에서 돌연 물러난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그가 중앙정치국원 24명 중 장유샤·류전리에 이어 차기 숙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習 중심 권력 제도화" 국가발전계획법 통과될까

한편 올해 전인대에서는 국가발전계획법, 민족단결진보촉진법, 생태환경법 등 주요 법안 심의도 이뤄진다. 특히 5개년 계획 작성 집행 감독 체계를 법률로 명문화하는 '국가발전계획법'은 상징성이 크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는 "중국은 이미 성숙한 계획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 법이 새로운 정책 수단을 도입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시 주석에 집중된 권력을 공식화하고 제도화하려는 지속적인 정치적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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