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준의 투자노트] 코스피 8000설 도는데 내 계좌는 '파란불'… 범인은 거꾸로 선 이동평균선

  • 퍼시스·아세아 등 거래 실종 속 하락 가속

  • 추세 꺾인 종목, 저가 매수 아닌 관망 대상

사진챗GPT
[사진=챗GPT]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6000선을 넘어 6300선 안팎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이 이어지자 증권가에서는 연간 지수 상단을 8000포인트까지 상향 조정하는 등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종목이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수의 스포트라이트 바깥에서는 여전히 중장기 추세선 아래에 머문 채 반등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는 종목들도 적지 않습니다.
 
강세장에서 개인투자자가 가장 흔히 빠지는 함정은 '못 오른 종목 찾기'입니다. 이미 크게 오른 주도주 대신 아직 바닥권에 머물러 있는 역배열 종목을 '저가 매수 기회'로 해석하는 심리입니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5일선이 중장기 이동평균선 아래에 놓인 종목은 지수 상승기에도 상대적 소외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장 유동성은 대개 실적과 모멘텀이 확인된 정배열 종목으로 먼저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이 지금과 같은 강세장에서 경계 신호로 꼽는 구조가 바로 '120일선 > 60일선 > 5일선'으로 이어지는 역배열 차트입니다.
 
이동평균선은 일정 기간의 주가 평균을 선으로 연결한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 단가가 어디에 형성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5일 이동평균선은 최근 일주일간의 평균 가격으로 단기 매매 심리가 반영된 선이고 60일선은 약 3개월간의 수급 흐름을 나타내는 중기 지표입니다. 120일선은 약 6개월간의 평균 가격으로 종목의 중기 추세가 상승인지 하락인지를 가늠하는 기준선으로 활용됩니다.
 
정배열은 단기선이 중기선 위에, 중기선이 장기선 위에 위치한 구조로 상승 흐름이 정돈됐음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120일선이 가장 위에 있고 그 아래로 60일선, 5일선이 자리한 역배열은 중장기 하락 흐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현재 시장의 주도주들이 정배열을 그리며 상단을 열어가는 것과 달리 5일선이 60일선과 120일선 한참 아래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해당 종목이 시장의 상승 동력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120일선이 머리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은 지난 6개월간 매수한 투자자들의 평균 단가가 현재 주가보다 높다는 뜻입니다. 주가가 조금만 반등해도 본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커 구조적으로 상승 탄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수급 데이터에서도 드러납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퍼시스(514주), 크라운해태홀딩스(725주), 금비(1796주), 승일(2339주), 아세아(2555주) 등은 최근 코스피 지수 급등이 무색할 만큼 저조한 거래량을 기록했습니다. 이들 역시 5일선이 60일선과 120일선 아래에 위치한 전형적인 역배열 상태입니다. 지수가 6300선을 향해 달리는 동안 일부 종목 투자자들은 사실상 '체감 하락장'을 겪고 있는 셈입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가 급등하면 조급해진 개인투자자들이 아직 오르지 않은 역배열 종목을 저가 매수 기회로 착각하기 쉽다"며 "그러나 단기선이 중장기선 아래에 놓인 구조에서는 추가 하락 위험뿐 아니라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이중 부담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실적 우량주와 정배열 종목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추세가 복원되지 않은 종목에 자금을 장기간 묶어둘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코스피 8000 시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지금 계좌 내 종목의 이동평균선 배열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120일선 아래에서 단기선이 하향 기울기를 유지하는 종목은 시장이 아무리 뜨거워도 상당한 시간과 기회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소한 주가가 120일선 위로 회복하고 5일선이 방향을 틀어 중기선 위로 올라서는 추세 복원 신호가 확인된 이후 접근해도 늦지 않습니다. 투자의 본질은 단순히 싼 주식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물줄기에 올라탄 종목을 적정가에 사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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