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여객과 화물 부문의 구조적 적자다. KTX가 수익을 내는 반면 새마을·무궁화호는 20년 넘게 대규모 적자를 이어왔다. 그러나 서민 이동권 보장이라는 공공성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 적자는 국가가 감수해야 할 영역이다. 반면 화물철도는 대기업이 주요 고객인 B2B(기업 간 거래) 사업임에도 공공성이라는 틀 안에 묶여 장기간 적자가 누적됐다. 구조적 적자를 지속하는 화물 부문을 계속 공기업에 두는 것은 경영 효율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화물철도는 분리 후 민간에 이관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합리적 해법이다.
코레일 물류 사업 부진에는 자회사 코레일로지스의 역할도 영향을 미쳤다. 철도는 역 간 수송에 머물렀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선 운송과 하역을 담당할 자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코레일로지스가 도로운송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민간업체와 충돌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민간은 철도 대신 도로 운송으로 이동했다. 이는 철도 화물 수송 분담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해외 사례는 다르다. 일본은 1987년 국철을 해체해 여객 6개사와 JR화물 1개사로 민영화했다. 40년 전 민영화 당시 약 18만명에 달하던 철도 인력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책임 경영 체제를 확립함으로써 철도 서비스의 경쟁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노동 정책 역시 경영 부담을 키웠다. 문재인 정부 이전 약 2만8000명이던 인력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책 이후 3만30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인력 증가는 적자 확대와 직결됐다. KTX 여승무원 복직 결정은 법원 판결과 별개로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사례로 남았다.
코레일은 고속열차 차량 교체, 화차 교체, 안전사고, 여객·화물 적자, 자회사 운영 등 복합적 과제를 안고 있다. 자회사 6개사의 기능 재편과 통합 역시 불가피하다. 현재 코레일이 처한 경영위기는 공사 출범 후 지난 20여 년간 지속돼 왔으며 이는 단순하고 일시적인 공기업의 경영난이 아니다.
코레일 개혁의 방향은 분명하다. 철도 화물 부문은 늦은 감이 있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갖추고 종합물류사업을 영위하는 민간에 이관하고, KTX와 SRT는 통합해 운영 효율과 안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남북철도 연결과 국제철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구조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철도 혁신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과거 KTX 여승무원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매표역무 △물류 △관광여행 등 6개사에 이르는 자회사 통폐합이 필요하다. 뼈를 깎는 경영 효율화를 넘어선 철도산업의 구조 개혁을 절실히 요구하는 경고다.
누구도 양보와 희생을 하지 않는 완벽한 상생 개혁은 세상에 존재하기 힘들다. 공사 전환 이후 20여 년간 공사 사장 중 임기를 다 채운 사례가 없을 정도로 철도공사 경영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청렴하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향후 남북철도를 넘어서 국제철도 시대를 앞당기려는 최선의 노력을 지금이라도 기울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철도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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