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국내 본주보다 최대 50% 가까이 비싸게 거래되는 가운데,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이 ADR을 대거 사들이는 현상을 두고 미국 금융 전문가가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라고 경고했다.
2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행동재무학 권위자인 오웬 라몬트 미국 아카디안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보고서에서 "같은 회사 주식인데도 미국과 한국에서 가격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졌다"며 "이는 시장 과열 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 ADR은 미국 상장 이후 한때 국내 본주보다 49%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반면 KB금융과 신한금융 ADR은 국내 주식과 가격 차이가 거의 없고, 대만 TSMC ADR의 프리미엄도 약 15% 수준에 그친다.
라몬트 매니저가 특히 주목한 것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7일까지 SK하이닉스 ADR을 약 5억달러(약 69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100달러에 살 수 있는 같은 주식을 미국에서는 149달러를 주고 사는 셈"이라며 "경제적으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투자"라고 지적했다.
라몬트 매니저는 이 같은 가격 차이가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나타났던 현상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인도 IT기업 인포시스 ADR도 본주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되다가 버블이 꺼지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시장에서는 이달 29일부터 원주를 ADR로 바꿀 수 있게 되면 가격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전환 절차가 복잡하고 규제 문제도 남아 있어 당장 가격 차이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라몬트 매니저는 또 "시장이 이렇게 분명한 가격 차이조차 바로잡지 못한다면 다른 자산에도 거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해외 기업들의 미국 ADR 상장이 늘어나는 현상도 과거 증시 고점에서 자주 나타났던 흐름이라며, 앞으로 삼성전자나 일본 키옥시아 등 다른 아시아 기업들의 ADR 상장이 이어질 경우 시장 과열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연합인포맥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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