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성분을 조작해 판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5일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명예회장에게 1심과 같이 무죄 및 면소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우석 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면소란 형벌권이 발생했지만 사후 일정 사유로 소멸한 경우에 선고하는 판결이다.
재판부는 "불확실성이 큰 신약 개발 과정에서 피고인들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처리 방식의 불투명성이 문제를 가중한 측면이 분명히 존재했다"면서도 "이에 대한 피고인들의 형사책임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세포 기원 착오'는 인보사 사태의 주된 원인이 됐으나, 고의가 아닌 과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정된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공소사실에 대해 충분한 증명이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회장이 2017년 11월∼2019년 3월 인보사를 허가받은 성분과 다른 성분으로 제조·판매해 160억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에 대해선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과 다른 제품을 판매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인보사 2액 세포 성분이 승인서에 기재된 것과 다르다는 사실이 사후적으로 밝혀졌다는 점만으로 승인처분이 실존하지 않는 별개 의약품에 대한 것이었다고 볼 순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 등이 2액 세포 기원 착오를 인식한 시점은 2019년 3월 30일경 이후로, 품목이 허가된 이후"라며 "2액 세포의 기원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세포임을 이미 알고서 환자들을 기망(속임)했다는 공소사실은 전제부터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2016년 6월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FDA(식품의약품안전국)로부터 임상중단(CH·Clinical Hold) 명령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000만 달러(약 120억원) 상당의 지분투자를 받은 혐의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대해선 "CH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PDF 파일이 수츨입은행 실무 직원들이 사용하는 공유 폴더에 업로드돼 티슈진 지분투자 담당자라면 누구든지 접속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티슈진은 CH 서한 원문을 수출입은행에 제공한 데 더해 그 실질적 의미와 향후 과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상중단 등 사실을 숨기고 코오롱티슈진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2000억원을 유치한 혐의, 이 과정에서 허위 공시로 계열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혐의도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티슈진은 상장 주관사 실사 과정에서 1차 CH의 존재와 구체적 사유를 명확히 설명했다"며 "한국거래소는 1차 CH가 의미하는 실질적인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이를 심사에 반영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봤다.
이밖에 이 회장이 인보사 개발 초기 코오롱티슈진 지분을 대거 확보, 상장 이후 차명주식 15만8000여 주(약 382억원 상당)를 처분한 혐의에 대해서도 "이 회장이 해당 주식의 실제 소유자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무죄로 봤다.
이 회장이 2015년 11월∼2017년 11월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 주식을 차명 거래하면서 77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구입해 양도소득세를 피하려 한 혐의는 1심과 같은 면소로 판단했다. 2019년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과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죄를 구성) 관계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9년 3월 인보사 최초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던 중 애초 한국에서 허가받을 때 밝힌 성분과 실제 성분이 다름이 확인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2액을 만드는 데 사용된 세포가 허가받은 연골세포 대신, 종양 유발 위험이 있다고 알려진 신장유래세포(GP2-293) 성분임이 드러나 식약처는 2019년 7월 허가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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