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성장 시대, 유통 생존법] 출점은 줄이고 브랜드는 정리…유통업계 '군살 빼기' 전면전

  • 백화점 대형점 쏠림 심화, 하위 점포 정리 가속

  • 저수익 사업 정리 본격화, 포트폴리오 재편 확산

  • "소비 양극화 고착화…유통 전략도 갈라질 것"

백화점 업계 새해 첫 세일 시작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백화점 업계가 병오년 새해를 맞아 나란히 첫 정기 세일에 돌입한 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세일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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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세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 둔화와 비용 상승,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여파로 유통업계 전략 기조가 뚜렷하게 바뀌고 있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방어를 우선시하며 점포·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신규 출점은 사실상 멈췄고 고정비 부담이 큰 비효율 자산을 정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거래액 상위 10개 점포가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21년만 해도 42%를 기록한 해당 비중은 지난해에는 49.8%까지 상승했다. 집객효과가 좋은 일부 점포에만 고객이 몰려 점포 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하위권 점포는 실적 부진이 누적되며 정리 수순을 밟는 처지에 몰렸다. 

롯데는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 기조 아래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오는 3월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며 일산점과 센텀시티점은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랜드백화점 일산점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도 지난해 문을 닫았다. 신규 점포보다는 기존 점포 구조조정과 효율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다 보니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를 통틀어 지난해 신규 개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유통업체 자구 노력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성장성이 낮거나 손실이 누적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기조다. GS리테일은 지난해 9월 베트남 숙박공유 스타트업 '럭스테이' 지분 7% 전량을 매각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반려동물 플랫폼 기업 어바웃펫을 매각했다. GS리테일은 2018년 반려동물 시장 성장성을 보고 어바웃펫을 인수했으나 이후 7년간 누적 손실이 약 8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를 계열사 신세계까사로 넘기며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점 사업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과거엔 공격적인 입찰로 '출혈 경쟁' 우려까지 나왔지만 최근에는 외형 축소를 선택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각각 1900억원대 위약금을 부담하고 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대표적이다. 공항 이용객 수에 연동된 높은 임대료 부담이 실적 발목을 잡고 있는 데다 고환율 기조와 외국인 관광객 관광 패턴 변화로 면세점 이용이 줄어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올해도 유통업체 전략이 외형 확대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호 한국유통포럼 회장은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고금리 기조로 대출 이자 부담까지 겹쳐 소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유통업계 역시 기존 성장 전략을 재검토하고 사업 구조 전반적인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널별로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환율 효과가 맞물리며 서울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한 대형 점포의 성장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지방 점포나 소형 백화점은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며 구조조정 압력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으로 중저가 소비가 더욱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편의점은 이미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당분간은 성장보다는 매출 둔화나 하락 국면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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