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발칸반도의 소국 코소보 총선에서 민족주의 성향 집권 여당이 다시 제1당에 올랐다. 하지만 의석 과반 확보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커 단독 집권 여부는 불투명하다.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코소보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총선 개표가 약 95% 진행된 가운데 자결당(LVV)이 득표율 49.8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코소보민주당(21.14%), 코소보민주연맹(13.79%), 코소보미래연합(5.78%) 등 야당들과의 격차는 크지만, 의석 과반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좌파 민족주의 성향의 자결당은 지난 2월 총선에서도 42.3% 득표율로 120석 중 48석을 확보하며 제1당이 됐으나, 우파 성향 야당들이 연정 구성을 거부하면서 의회가 해산됐고 이번에 재선이 치러졌다. 외신들은 출구조사 결과(45.7% 득표)를 토대로 자결당이 당시보다 1석 늘리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자결당의 알빈 쿠르티 총리는 "선거 결과가 나오면 최대한 빨리 의회를 구성하고 새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코소보민주주의연구소의 이스메트 크뤼에지우는 로이터통신에 "쿠르티가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 소수민족 정당을 끌어들여 연정을 꾸리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르티 총리는 대학 시절부터 세르비아의 코소보 지배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을 이끌었으며 2021년 집권 이후 강경 민족주의 노선을 유지해왔다. 이 과정에서 세르비아와 코소보 간 갈등을 중재하려는 서방 국가들과도 마찰을 빚어왔다.
2008년 세르비아에서 독립을 선언한 코소보는 인구 약 160만명 가운데 알바니아계가 90% 이상이지만 북부·동부 지역에는 세르비아계 주민이 다수 거주한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코소보에 경제제재를 가했으나 이달 일부 세르비아계 지방자치단체장이 평화적으로 취임하자 제재 해제를 예고했다. 반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면서 코소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폴리티코 유럽은 코소보가 이번에도 구성에 실패할 경우 서부 발칸 지역을 위한 60억유로(약 10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코소보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7020달러로 유럽 평균의 6분의 1 수준이다. 코소보는 2022년 EU 가입을 신청했지만 세르비아와의 갈등이 지속되는 데다 스페인·그리스·루마니아·슬로바키아·키프로스 등 일부 회원국이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코소보 의회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오는 4월까지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며, 유럽연합(EU)과 세계은행의 10억유로(약 12억달러) 규모 차관 협정도 시한 내 비준하지 못할 수 있다.
한편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했지만 빈곤과 정치 불안이 이어져 왔다. EU는 2023년 세르비아와의 긴장 고조를 이유로 제재를 가했다가 최근 해제를 예고했으며 이 과정에서 코소보는 수억 유로의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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