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이 여천NCC 대주주로서 구조조정 과정 전반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순 원료공급 조정을 넘어 원가 보전 확대와 다운스트림 재편은 물론 고용·재무 안정 등에 대한 대책까지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이 15일 "DL케미칼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며 "여천NCC의 주주로서 원가 보전, 비즈니스 재편, 고용, 재무까지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L케미칼이 여천NCC의 구조혁신 방향성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천NCC는 국내 3위 에틸렌 생산업체로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법인이다. 총 228만5000t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으며 이 중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각각 140만t, 73만5000t을 공급하는 구조다. 양측은 최근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으로 사업재편 방안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DL케미칼은 외부 원료가격 컨설팅 결과에 대해 "현실을 정면으로 직시한 출발점"이라면서도 "채권단과 정부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보다 강한 안전장치와 공동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간 원료가격에 대한 해석 차이로 이해관계자 간 신뢰가 흔들렸다면, 이제는 합의된 기준 위에서 계약과 경영을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아직 채권단 및 정부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더 강력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DL케미칼은 주주이자 원료 수급자인 입장에서, NCC 원가 보전 비중 확대가 여천NCC의 구조혁신안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DL케미칼에 따르면 올해 여천NCC 실적은 주주사에 보고된 최초 경영계획(영업이익 BEP 수준) 대비 약 3000억원 이상 악화됐다. 특히 두 번째 증자 이후 4분기에 접어들며, 손익이 빠르게 나빠지는 가운데 '중국발 추가 증설 리스크'까지 겹쳐 중단기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자생력 강화와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외부 회계법인의 기준점을 바탕으로 원가 보전 조건의 비중을 강화하는 방안을 반드시 추가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만 여천NCC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으로 채권단 이자를 상환하고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모의 경제보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 있는 NCC 운영을 통해,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이 모두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정부의 방향성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다만 기업만의 자구적인 노력으로는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의 구조혁신안이 나올 수 없다고 진단하며 NCC 원가 반영 비중을 보다 과감하게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주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천NCC의 현금 창출력과 신용도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DL케미칼의 설명이다.
DL케미칼은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 목표 달성을 지원하고, 여천NCC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선 50만t의 3공장이 아닌 90만t 공장 1기 셧다운 후 공급량 조절을 통해 이익을 높이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여천NCC는 지난 8월부터 3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여천NCC 1·2공장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각각 90만t, 3공장은 50만t이다.
우선 수익성이 낮고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다운스트림 제품군은 단계적으로 단종하고, 일부 설비 라인은 스크랩하거나 고부가 제품 전환을 위해 재배치하자는 계획이다.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생존을 위해 금전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피력했다. DL케미칼은 "모든 노력을 다한 이후에도, 시황이 예상보다 더 악화돼 여천NCC에 유동성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이 경우에도 주주로서 금전적 추가 지원을 약속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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