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35% 웃도는 국민연금 해외투자…당국, 외환스와프 연장 추진

  • 외환당국 관리에도 환율 1470원 넘나들어

  • '큰 손' 국민연금 해외투자 관리 방안 모색

  • 수출기업·서학개미 투자·환전 점검 계획도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자산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을 35% 이상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외환시장의 ‘최대 큰손’으로 부상한 만큼, 외환당국이 보건복지부·국민연금과 함께 ‘환율안정 4자 협의체’를 출범시키며 연일 역할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0.7원 내린 1469.9원으로 집계됐다. 외환당국이 주말 동안 긴급 회의를 열어 수급 안정 대책을 논의한 영향으로 환율은 1466.45원에 하락 출발했으나 장중 다시 1470원대로 뛰며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당국은 고환율 주범으로 국민연금을 주목하고 있다. 단기간에 외환시장의 '최대 플레이어'가 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소지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향후 모수개혁으로 보험료율이 9%에서 13%로 인상되면 국민연금 자산은 2053년 최대 2조4400억 달러(약 3600조원)까지 불어나게 되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도 그만큼 크게 불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아주경제 그래픽팀]
실제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액(주식·채권·대체투자)은 지난해부터 외환보유액을 넘어선 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서도 공격적인 해외투자를 이어간 결과 지난 9월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액은 약 5724억 달러(약 798조원)로 추산돼, 외환보유액 4220억 달러(약 620조원) 대비 35% 이상 많았다.

외환당국이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하기 위한 '뉴 프레임워크' 논의를 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급등한 환율을 안정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의 막대한 해외투자가 향후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운용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향후 연금 지급기에 해외자산을 회수할 때 나타날 수 있는 환율 불안도 사전에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정부는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회의를 열어 올해 말 종료 예정인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 650억 달러 규모의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외환스와프 체결 시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과정에서 필요한 달러를 외환보유액에서 우선 빌려 쓰게 되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부는 수출기업의 환전과 해외투자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기업지원 정책수단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수출기업의 과도한 달러 환전 수요와 달러 비축이 외환시장의 불안 요소로 지목되면서다. 서학개미 해외투자 상황도 점검한다. 금융감독원은 증권회사 등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해외투자자에 대한 설명 의무 등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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