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가전통' 기술 리더···류재철 LG전자 신임 대표는 누구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 입사···세탁기, 냉장고 등 핵심 가전 개발

류재철 LG전자 신임 대표이사 [사진=LG전자]

LG전자가 27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임 대표이사(CEO)로 선임한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은 LG전자의 글로벌 생활가전을 선점하고 시장 경쟁력 강화를 주도한 1등 공신이다.
 
류 사장은 1967년생으로 부산 동아고,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 MBA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로 입사해 재직 기간의 절반가량을 가전 연구개발에 몸 담아온 기술형 사업가다.
 
2011년 HA사업본부 세탁기사업부 프론트로더 사업팀장(상무)로 임원 승진 후 LG전자의 핵심 가전 제품 생산을 주도했다. 지난 2021년부터는 주력사업인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현 HS사업본부장)을 맡아 LG생활가전을 글로벌 단일 브랜드 지위에 올려놓았다.
 
류 사장이 H&A사업본부장을 맡은 후 지난 3년간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매출액 기준 연평균성장률은 7%에 달한다.

 
류 사장의 경영철학은 ‘문제 드러내기’와 ‘강한 실행력’으로 압축된다. 사업의 본질적 격차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철저한 자기인식이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올해 HS사업본부는 국내외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문제 드러내기 콘테스트'를 실시했다. 톱-다운 형식의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실무자의 시각에서 개선이 필요한 요소를 발굴해 혁신하자는 취지다. 이 콘테스트에서 도출한 수천 건의 문제와 해결책은 LG 생활가전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매년 말 사업본부 소속 리더 수백 명을 불러 GIB(Go Into Battle) 행사를 주관해 조직의 강한 실행력을 주문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전장에 들어서는 장수의 마음가짐으로 사업에 임하자는 뜻의 리더십 워크숍으로, 올해 조직에서 나온 문제를 드러내 강도 높게 반성하고 내년도 목표 달성 의지를 다진다.
 
류 사장은 업계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 전략을 펼쳐왔다. 구매 후에도 지속적인 기능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UP가전(업 가전)' 패러다임이나, 가전에 서비스를 결합해 차별적 가치를 제시하는 가전구독 사업이 대표 사례다. 최근 글로벌 고객 업 가전 기능 누적 업그레이드 횟수는 2000만 건을 넘어섰다. 가전구독 매출은 재작년 1조원을 넘어섰고,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류 사장은 가전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인공지능(AI) 활용한 AX(인공지능 전환)를 누구보다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생활가전 연구·개발(R&D) 직군에 오픈AI의 기업용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기반으로 추론형 AI를 사내 최초로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우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州 스리시티, 브라질 파라나州 등에 신공장 건설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