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상원, 임시예산안 '절차 표결' 통과…'최장 기록' 셧다운 종료 수순

  • '절차표결' 찬성 60표로 통과…민주 중도파 이탈로 종결 임박

미 의회 의사당 전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 의회 의사당 전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상원이 천신만고 끝에 예산안 합의에 도달했다. 이에 40일간 이어진 미국 연방정부의 사상 최장 기간 셧다운(일부 기능 정지) 사태가 조만간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

9일(현지시간) 폴리티코,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를 위한 첫 단계인 '절차 표결'을 실시해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합의안을 가결했다. 상원 표결에서 대부분 안건이 과반 표를 얻으면 통과되지만 예산안 표결은 60표 이상을 필요로 한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명, 민주당(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 47명으로 어느 한쪽도 단독 통과가 어려운 상태이지만 민주당 중도파 의원 중 8명이 셧다운 종료를 위해 입장을 바꾸면서 15차례 표결 끝에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상원은 10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회기에서 예산안을 최종 처리할 전망이다. 이후 하원에서도 같은 법안을 통과시켜야 정부 기능이 정상화된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난달 1일 시작된 셧다운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해제될 전망이다. 다만 AP는 민주당이 이의 제기나 절차 지연에 나서면 최종 통과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법안의 최종 표결이 언제 가능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번 주 초에는 통과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것이라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내일 사람들이 얼마나 의욕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같은 날 오전 의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하원 처리 일정을 설명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페덱스필드에서 열린 워싱턴 커맨더스와 디트로이트 라이온즈 간 미식축구(NFL) 경기를 관람한 뒤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셧다운이 곧 끝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번 합의안은 농무부·식품의약국(FDA)·재향군인부·의회 운영비 등 주요 부처의 올해 회계연도 전체 예산을 확보하고, 그 외 모든 기관에는 2026년 1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예산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그 대가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셧다운 초기에 해고된 연방 공무원의 복직과 임금 보전 약속, 그리고 오는 12월에 오바마케어(ACA) 세액공제 연장 법안을 상원에서 표결한다는 보장을 얻어냈다. 또한 이번 합의안에는 셧다운 기간 해고된 연방 공무원의 복직 및 체불 임금 지급, 해고 통보 철회 시 서면 보고 의무화, 내년 1월 30일까지 추가 감원 금지 조항 등도 포함됐다.

다만 합의안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분열 조짐도 나타났다. 공화당 측에서 실질적으로 얻어낸 것은 오바마케어 상원 표결 약속뿐인데 하원의 지원이 없는 이상 법안 통과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볼모로 잡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고, 매사추세츠주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이건 끔찍한 실수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은 우리가 건강보험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길 원한다"고 비판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오바마케어 세액공제를 연장하지 않는 공화당 법안을 지지할 수 없다"며 "하원에서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BBC는 "이번 상원 표결로 트럼프는 기뻐하겠지만 민주당은 더욱 분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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