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통상본부장 "다자무역체계 복합 위기…복수국간 협력 확대 현실적"

  • 남아공서 G20 무역투자장관회의·GFSEC 참석

  • "실질적 피해 확인 후 정밀 무역구제 나서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산업통상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산업통상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 "다자무역체계가 복합 위기에 직면한 만큼 개방적 복수국간 협력 확대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계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실질적 피해가 확인된 품목에 한정된 정밀한 무역구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산업부는 여 본부장이 1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그케베르하에서 열린 G20 무역투자장관회의 및 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 포럼(GFSEC)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G20 회원국과 초청국 통상장관들은 의장국인 남아공 주재로 '연대·평등·지속가능성'과 관련해 △무역과 포용적 성장 및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세션1) △녹색산업화 및 지속가능한 발전 대응 위한 무역투자 프레임워크(세션2)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및 개발 차원(세션3) 등을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세션1에서 인공지능(AI)으로 인해 2040년까지 세계 무역이 최대 37% 확대될 수 있는 만큼 AI 기반 무역 혜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의 강화를 강조했다. 또한 남아공이 제시한 'G20 아프리카 무역투자 협력 아젠다'를 환영하며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행 경험을 공유하는 역량 강화 지원을 모색해 아프리카를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션2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에너지전환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저탄소 전환을 위한 핵심광물에 대한 공급망 안정화·다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관련 국제적 프레임워크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세션3에서는 개방적 복수국간 협력 확대를 강조하고 한국이 공동의장국으로 주도하고 있는 WTO 투자원활화협정(IFDA)의 조속한 WTO 체제 법적 편입을 촉구했다. 특히 "IFDA가 발효될 경우 개도국의 행정역량 강화와 투자유치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지를 요청했다.

또 여 본부장는 WTO 사무총장과 양자협의를 갖고 WTO 개혁 등 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를 통해 WTO 제14차 각료회의(MC14) 성과창출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같은날 오전에는 G20 계기로 대면 개최된 GFSEC 장관급 회의에 참석해 세계 철강 공급과잉 심화에 따른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28개 회원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5개 초청국의 장관급이 참석했다.

세계 철강 과잉 설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국 대표단은 중국의 공급과잉, 미국의 철강관세, 최근 EU의 쿼터(TRQ) 감축방안 등이 시장안정·고용·탄소감축 노력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특히 비시장적 정책이 과잉설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비시장적 정책 및 관행 관련 정보 수집·공유 △내년까지 공동대응을 위한 프레임워크의 핵심요소 확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장관급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여 본부장은 이 회의에서 "세계 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탄소감축 지연, 관세·비관세 보호조치 증가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은 업계의 자발적 설비 합리화와 함께 불공정 수입재 방어, 저탄소 전환을 병행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더해지며 세계 철강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실질적 피해가 확인된 품목에 한정된 정밀한 무역구제 조치가 필요하다. 광범위한 통상장벽이나 포괄적 보호조치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회의를 계기로 여 본부장은 EU와 중국, 캐나다 등 12개 국가와의 회담도 진행됐다. 특히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의 면담에서는 EU의 최근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우려와 함께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다자 자유무역 체제의 가치를 공유하고 철강 공급과잉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포럼 등에서 EU와 협력 중인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이번 조치가 한·EU 간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양측이 우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14년을 맞은 한·EU FTA 파트너인 만큼 비 FTA 국가와는 차별화된 고려가 필요하다"며 "기존 교역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물량 배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한 뒤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와의 면담에서는 희토류 가공품·관련 기술에 대한 강화된 수출통제 조치해 우려를 제기했다. 또 양국간 설치된 국장급 협의 채널을 통해 소통을 지속해 공급망을 안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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