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무장장비 전시회 3년 연속 개최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한반도 남쪽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끌어올리며 무력 위협 강도를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 2025' 현장을 보도하면서 '화성-11마'라는 문구가 새겨진 미사일 탄두 사진을 공개했다.
'화성-11형'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의 제식 명칭이다. 그동안 철도나 수중에서 발사되는 등 다양한 플랫폼이 식별됐고, 최대 사거리가 800㎞ 안팎으로 알려진 남측 타격용 무기다.
이번에 공개된 '화성-11마'는 탄두부가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태로 설계된 점이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KN-23의 검증된 발사체 구조에 극초음속 활공체를 결합한 개량형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한 미사일과 유사한 기술적 접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행 특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HGV 탄두가 장착된 점으로 볼 때 마하5 이상의 속도로 저공 활공하며 한미의 요격망을 회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을 직접 겨냥한 위협 발언도 내놨다. 그는 "한국 지역의 미군 무력 증강에 따라 우리의 전략적 관심도 높아졌으며 이에 맞춰 중요 표적에 특수자산을 할당했다"며 "한국 영토가 과연 안전할지 그들 스스로 판단하라"고 경고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기존 극초음속 중장거리 미사일에 이어 SRBM도 한미 군의 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하기 위해 극초음속으로 성능을 개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러시아의 3M-54E 순항미사일과 외형이 유사한 초음속 순항미사일도 등장했다. 이 미사일은 종말 단계에서 최고 마하 2.9의 속도로 비행하는 무기로 북한이 러시아 기술을 받아들여 함정에 탑재할 경우 한국 해군 전력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동식 발사대(TEL)에 실린 다연장 로켓 추정 무기체계가 흐릿하게 처리된 모습으로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요 전략무기까지 공개하면서 비교적 평범한 무기를 가린 것은 러시아의 기술 협력 사실을 숨기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이날 전시장에는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화성-19형'도 등장했다.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전 범위를 타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핵 억제력을 근간으로 하는 조선의 군사력 구조를 부단히 현대화·고도화해 온 중대 사업의 최근 결실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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