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음료는 물론 자동차, 스마트폰, TV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곳곳에서 '숨은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종합 소재 기업이 있다. 삼양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1924년 탄생해 올해로 101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은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산업 발전과 인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은 최근 헬스앤드웰니스와 첨단 소재 중심의 고기능성(스페셜티)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공개한 새로운 100년을 위한 기업 소명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삼양그룹은 '생활의 잠재력을 깨웁니다. 인류의 미래를 바꿉니다'를 기업 소명으로 발표하고, 인재상과 행동규범을 아우르는 퍼포즈 체계도 수립했다. 남보다 한발 앞서 생활 속 숨은 혁신의 가능성을 발굴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행보다.
![삼양사 '알룰로스' [사진=삼양그룹]](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9/01/20250901163521104762.jpg)
K푸드 스페셜티 선도···액상 알룰로스 개발
삼양그룹 식품 부문은 스페셜티 사업의 선두에 있다.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사는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국민의 식생활을 개선하고, 당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설탕을 국산화하기 위해 제당 사업에 뛰어들었다. 식품사업은 1955년 울산 제당공장 준공을 계기로 본궤도에 올랐고, 지속적인 설비 증설과 품질 개선을 통해 지금까지도 국내 제당 시장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과 제품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설탕·전분·물엿·마가린·쇼트닝 등 다양한 식품 소재를 생산했다. 숙취 해소 브랜드 '상쾌환'과 식자재 제조부터 판매, 유통을 아우르는 식자재 유통 브랜드 '서브큐'를 선보이며 종합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엔 '알룰로스'를 비롯한 대체 감미료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식품사업 대표 스페셜티인 알룰로스는 자연계에 있는 희소 당으로, 설탕 대비 70% 정도 단맛을 내지만 열량은 제로다. 삼양사는 2016년 자체 효소 기술을 활용한 액상 알룰로스를 개발하고 2020년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울산에 알룰로스를 생산하는 스페셜티 공장을 준공했다. 연간 생산량은 1만3000톤(t)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특히 세계 최초로 천연식품 유래 균주(Non-GMO) 기반의 효소 기술로 알룰로스를 생산하며 경쟁사 대비 탁월한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했다. 2020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안전원료인증(GRAS)'을, 지난해엔 호주∙뉴질랜드 식품기준청(FSANZ)에서 '노블푸드' 승인을 받으며 세계 시장에서도 제품 안전성을 입증했다.
냉동생지도 삼양사의 주요 스페셜티 제품이다. 삼양사는 2017년 글로벌 냉동 베이커리 기업인 아리스타그룹과 협업해 기업간 거래(B2B) 냉동 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했다. 주력 제품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크로와상 생지다. 여러 겹의 얇은 층이 특징인 페이스트리 생지로 만들어 뛰어난 풍미와 바삭한 식감은 물론 베이킹 시 볼륨감 있는 모양이 돋보인다.

친환경 소재 강화···폐플라스틱 재활용 확대
삼양그룹은 친환경 소재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첨단 제품의 부품 소재로 각광받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사업을 시작으로 이 사업에 뛰어든 삼양그룹은 1989년 폴리카보네이트 전문 생산기업인 삼양화성을 설립하며 국내 최초로 폴리카보네이트 생산 공장을 세웠다. 또한 폴리에스터 섬유·수지·도료·페트병 주원료인 '테레프탈산(TPA)' 사업에도 진출했다.
옥수수 등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든 100% 바이오매스 기반의 친환경 소재인 '이소소르비드'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곳도 삼양그룹이다. 2022년 전북 군산에 생산공장을 세웠고, 2023년에는 재생 폴리카보네이트 원료가 90% 이상 들어 있는 친환경 폴리카보네이트를 개발했다.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으로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을 개발해 양산하고 있고, 차체 구조용 부품과 전기차용 경량 배터리팩 케이스도 개발 중이다.
2017년엔 P&G·로레알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에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인 삼양케이씨아이, 2023년에는 글로벌 스페셜티 케미컬 소재 회사인 버든트를 인수해 글로벌 스페셜티사업 강화에도 나섰다.
삼양그룹은 '이온교환수지' 사업도 전개 중이다. 1976년 최초로 국산화해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사업을 전개 중인 이온교환수지는 디스플레이와 전기·전자 제품 세정을 위한 초순수 생산에 쓰이는 필수 소재다. 초순수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이온 함유량이 0%에 가까운 극도로 순수한 물을 말한다. 2016년 아시아 최대 규모의 균일계 이온교환수지 전용 공장 세우고, 현재 식품·의약·촉매 등 이온교환수지 200여 종을 생산해 전 세계 50개국 400개 기업에 공급 중이다.
식음료 용기 사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패키징 계열사인 삼양패키징은 국내 페트병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삼양패키징은 1985년 전북 전주공장에 일일 20t 규모 생산라인을 설치하면서 페트 용기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설비 투자를 지속하는 동시에 다양한 쓰임새의 페트병을 개발했다. 고온의 내용물을 담을 수 있는 내열병, 탄산가스를 포함한 청량음료 용기로 특화한 내압병, 각종 식품·주류 용기로 쓰이는 상압병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 재활용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삼양에코테크를 설립하고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확대했다.
현재 삼양에코테크는 폐페트병을 잘게 분쇄한 페트 플레이크와 추가 가공을 거친 작은 알갱이 형태의 리사이클(재활용) 페트칩을 생산 중이다. 지난 2월에는 자체 생산한 리사이클 페트칩이 식품 용기용 재생원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았다. 국내 최초로 투명·유색이 혼합 수거된 폐페트병을 사용한 재활용 페트칩으로 인증을 획득해 페트병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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