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늘 나는 기지국' 실용화…소프트뱅크·NTT도코모 서비스 개시

  • 이르면 내년부터 서비스 제공

  • 인공위성보다 고속·대용량 통신 가능...재해 대응에도 유용

소프트뱅크가 공개한 하늘 나는 기지국 시스템사진소프트뱅크 홍보 동영상 캡처
소프트뱅크가 공개한 하늘 나는 기지국 'HAPS(고고도 플랫폼 스테이션)'[사진=소프트뱅크 홍보 동영상 캡처]



일본에서 이르면 내년부터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늘 나는 기지국’이 등장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성층권을 비행하는 무인항공기를 통신 인프라로 활용하기 위한 제도 정비에 본격 착수하면서, 통신업계의 기술 경쟁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재해 상황에서 통신망 붕괴를 최소화하고 산간 지역이나 외딴섬 등 통신 취약 지역의 접속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무인기를 활용한 이른바 ‘하늘 기지국’ 실용화를 위해 관련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총무성은 무인기의 운용 고도를 고도 약 20km 전후로 정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으며, 개정된 시행령은 내년 3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일본 이동통신사 가운데 소프트뱅크와 NTT도코모가 하늘 기지국 도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도 정비가 마무리되면 두 회사는 기술 시범을 거쳐 이르면 2026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닛케이는 전망했다.

하늘 기지국은 성층권(고도 10~50km)을 비행하는 무인항공기에 휴대전화 기지국 기능을 탑재해 지상과 통신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지상 기지국이 직경 10km 안팎의 범위를 커버하는 데 비해, 하늘 기지국은 최대 직경 200km에 이르는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 통신 범위만 놓고 보면 인공위성보다는 좁지만 고속·대용량 통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재해 대응 측면에서도 하늘 기지국은 유용하다. 지진이나 태풍 등으로 지상 기지국이 손상되거나 전력 공급이 마비됐을 때, 이미 성층권에 떠 있는 무인기를 문제 지역으로 이동시키기만 하면 신속하게 통신망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무인기의 카메라를 활용하면 피해 지역의 도로 상황이나 시설 파손 여부를 촬영해 보다 정확한 현장 파악이 가능하다.

기술 개발에서도 일본은 세계 선두를 자부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부터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2023년 세계 최초로 하늘 기지국과 지상 간 5G 통신에 성공했다. NTT도코모는 올해 2월 케냐에서 통신 시험을 진행했으며, 사측은 인터넷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가 장차 하늘 기지국을 수출하기에 좋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성층권 자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무인기가 상공으로 올라가기까지 기상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비바람이나 난기류가 강할 경우 발사가 어렵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또한 무인기에 탑재된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여서, 고위도 지역에서는 태양광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한 추가 연구도 병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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