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韓 외교 자주성 보여야…'안중경중' 가능성도" [인터뷰]

  • '중국이해 국제회의'…중국 석학 5인 인터뷰

  • "미중 관계 안정기...리스크 관리 방법 학습 중"

  • 韓 '안미경중' 어려워...한중 서비스 무역 협력 전망 밝아

  • 한중관계 발전 위해..미중 사이에서 韓 자주성 필요

(왼쪽부터) 왕원 중국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소 소장, 장젠핑 중국 상무부, 저우미, 추이훙젠, 황런웨이
(왼쪽부터) 왕원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소 소장, 장젠핑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학술위원회 부주임, 저우미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소 미주.대양주 연구소 부소장, 추이훙젠 베이징외국어대 글로벌 거버넌스 고등연구원 교수, 황런웨이 푸단대 글로벌 거버넌스연구원 부원장

중국에서는 올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관계가 다소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지는 중국내 국제·무역경제 전문가 5인으로부터 미중 관계와 맞물려 돌아가는 동아시아 외교와 지역 협력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12월 1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이해’ 국제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외신과 중국 석학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이뤄졌다. 왕원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소 소장, 장젠핑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학술위원회 부주임, 저우미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소 미주·대양주 연구소 부소장, 추이훙젠 베이징외국어대 글로벌 거버넌스 고등연구원 교수, 황런웨이 푸단대 글로벌 거버넌스연구원 부원장(이하 가나다 순)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미중 관계 안정기...리스크 관리 방법 학습 중"

중국 전문가들은 경주 APEC을 계기로 미·중 관계가 사실상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했다.  

왕원 교수는 “중국은 미국과의 투쟁과 협력을 통해 이견을 매우 잘 해소했기 때문에 현재 중·미 관계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추이훙젠 교수는 "전 세계 각국이 모두 중·미 관계의 미래 일정 기간의 변화와 방향을 자국의 전체 대외 정책을 정하는 하나의 기초와 배경으로 삼는 상황에서, 중·미는 양국 관계 변화가 세계에 가져오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점점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1기부터 조 바이든,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거치면서 양국 관계의 모순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하지 않도록 어떻게 관리·통제하느냐는 방법에 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내년 중간선거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좌우할 변수로도 꼽았다. 저우미 부소장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문제의 원인을 중국으로 돌릴지 지켜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그는 “관세전쟁 등 불확실성이 없어져 정책 환경이 개선된다면 양국간 경제 무역 협력 공간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며 “정치·과학기술·문화·교육이나 군사 방면에서도 미래에 접촉점이 있을 수 있다”고 양국간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韓 '안미경중' 어려워...한중 서비스 무역 협력 전망 밝아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대된 가운데 한국이 더 이상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전략을 계속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도 언급했다. 

황런웨이 부원장은 “현재 한국의 미국(안보)과 중국(경제) 의존 비중이 7대 3이라면, 점차 5대 5로 변하고, 나중엔 4대 6, 심지어 3대 7로도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아시아 동맹국에 대한 군사력을 감축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은 예전만큼 안보에 있어서 미국에 기대기 어려울 것인 반면, 중국과의 경제적 상호 의존은 계속 증가할 수 있다는 것. 황 부원장은 “특히 경제는 그 나라의 기초로, 한국이 중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면, 이는 한 나라의 정책 결정과 외교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안중경중(安中經中, 안보도 경제도 중국에 의존)’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향후 한·중 경제 협력 가능성도 크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서비스·투자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장젠핑 교수는 “양국간 화물무역 규모가 크고 산업사슬 협력도 긴밀히 연결됐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서비스 수요가 많은 데다가, 중국이 서비스업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서비스 무역 협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금융 서비스, 교통 운수·물류 서비스, 법률 회계 서비스, 비즈니스 컨설팅 등 생산성 서비스 방면에서의 특히 양국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봤다. 

한중 관계가 개선되면 과거처럼 한국 연예인의 중국 공연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장 교수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양국간 문화·관광 교류가 모두 큰 충격을 받았듯, 문화라는 분야는 정치·외교적 요인의 영향을 비교적 쉽게 받는다”며 “현재의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이 상호 존중과 이해를 유지하고 양호한 외교 관계를 유지한다면 더 많은 한국의 문화 상품이 중국에 들어오는 데 유리할 것이고, 더 많은 한국 연예인이 중국 시장에 오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중관계 발전 위해..미중 사이에서 韓 자주성 필요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략적 자주성이 필요하다고도 중국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추이훙젠 교수는 "중한 관계 발전을 위해 한국은 대중국 정책에서 어느 정도 자주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러시아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의지하는 것처럼, 한국이 여러 방면에서 미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이것이 한국의 대중국 정책에서 더 많은 유연성과 자주성을 발휘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젠핑 교수도 “한국이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한국의 일부 정책이 중국과의 관계 사이에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증가시키고 경제 무역 협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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