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와 인물현대사] ②YS와 DJ, 애증의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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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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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YS와 DJ, 영원한 동지이자 라이벌”…애증의 역사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DJ의 승리는 우리들의 승리이며, 곧 나의 승리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DJ를 앞세워 전국을 누빌 것을 약속한다." 1971년 제7대 대선 경선(신한민주당)에서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한 YS가 한 말이다.

이 장면은 2015년 현재도 '야권 분열'의 잔혹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범야권에서 누누이 회자되는 말이다. 거산(巨山·YS의 호)과 후광(後廣·DJ의 호)은 그렇게 정치적인 숙명의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신민당 1차 투표 결과는 YS 421표, DJ 382표, 무효표(이철승의 표) 82표였다. 40대 기수론에서 YS가 한 발 앞서나간 셈이다. 하지만 2차 투표에서 이철승이 DJ 쪽으로 선회하면서 YS는 410표를 얻는 데 그쳤다. DJ는 485표를 획득하면서 40대 기수론의 최종 승자가 됐다. YS는 흔쾌히 결과에 승복했다. 1971년 대선에서 DJ가 박정희를 위협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국회 본청. 영원한 동지였지만, YS와 DJ의 정치 출발선은 사뭇 달랐다.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YS는 서울대 철학과 3학년 재학 당시인 1950년 장택상 전 국회부의장의 선거운동을 하면서 정치에 입문한 뒤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반면 전남 신안 출신인 DJ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대학을 포기한 자수성가형 정치인이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영원한 동지였지만, YS와 DJ의 정치 출발선은 사뭇 달랐다.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YS는 서울대 철학과 3학년 재학 당시인 1950년 장택상 전 국회부의장의 선거운동을 하면서 정치에 입문한 뒤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반면 전남 신안 출신인 DJ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대학을 포기한 자수성가형 정치인이었다.

이들은 정치적 변곡점마다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1968년 야당인 신민당 원내총무 경선에서 YS가 DJ를 누르면서 앞서 나갔다. 하지만 40대 기수론으로 맞붙은 1971년 대선 경선 때는 DJ가 대역전극을 이뤘다. 사실상 1승 1패를 기록한 셈이다.

이들이 결정적으로 갈라선 계기는 1987년 대선국면이다. 앞서 1985년 제12대 총선에서 신민당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불붙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로 YS와 DJ는 서로 협력적 관계를 유지한다. 이후 YS는 '군정종식'과 '문민통치' 확립을 전면에 내걸고 통일민주당을 창당했고, 이후 DJ의 재입당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이들의 공존은 오래가지 않았다. 당시 노태우 민정당 총재의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을 쟁취한 야권은 분열에 분열을 거듭했다. 급기야 DJ는 '4자 필승론'을 앞세워 전격 탈당, 평화민주당을 창당했다.

결국 민주정권 출범은 무산됐다. YS(28%)와 DJ(27%)는 노태우 민정당 후보(36.6%)에게 참패했다. 이후 이들의 간극은 더 넓어졌다. 1990년 1월 YS는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며 3당(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합당을 전격 선언했다. 평민당의 DJ는 유일 야당으로 남게 됐다.

이후 YS는 1992년 14대 대통령, DJ는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양측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YS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DJ가 이명박 정부를 '독재'라고 비난하자 "이제 그 입을 닫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영원한 적은 없다고 하는가. DJ 서거를 앞둔 2009년 8월 YS가 전격 병문안을 하면서 극적인 화해를 꾀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차남 현철씨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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