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미-중 대립 '관리모드'...외교부 '전략적 모호성'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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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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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미 해군 구축함의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 진입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결국면으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이 일단 대화 모드로 돌아섰다. 

외교 전문가들은 미-중 간에 국면 전환용 정치적 모멘텀이 찾아오면 남중국해 문제도 당분간 '조용한 관리 모드'로 들어 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따라 우리 정부도 남중국해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관망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 미·중 모두 "대화로 풀자" 수위 조절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주변에 군함을 파견했던 미국은 '무대응'에 가까운 사후 전략을 구사하며 상황을 가라앉히는 모습이다. 중국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표명하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미 해군 구축함의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 진입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결국면으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이 일단 대화 모드로 돌아섰다. 사진은 남중국해에 위치한 중국 인공섬의 모습. [사진= 신화통신]


27일(현지시간)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남중국해는 말할 것도 없고 양국의 이익을 위해 우호관계가 증진되길 바란다"면서 남중국해 사태에 대한 구체적 논평을 자제했다.

미국은 남중국해 현지 시각으로 27일 오전 이지스 구축함인 라센함(DDG 82)을 중국이 건설하는 수비환초 12해리 이내로 항행시켰다.

일단 미국의 구축함 파견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거론하며 상황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중국의 인공섬 주변에 함정을 진입시켰는데도 미국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미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와의 갈등을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왔다"고 대답했다.

◆ 남중국해 저강도 긴장, 대화 국면 이어질 듯

한 외교 소식통은 "미·중 양국에게 남중국해는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면서 "중국은 영토 주권 차원서 이 문제를 본다면 미국은 양보를 할 경우 대 아시아 정책 전반이 흔들린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항해·상공비행의 자유 보장과 국제법적 규정에 따른 평화적 해결 등 우리 정부의 기조는 동맹관계인 미국측의 입장을 반영하면서도 한중관계를 고려해 중국을 명확히 적시하지는 않은 고육책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남중국해와 관련한 미·중 양국의 저강도의 조치나 작전, 비난 등은 꾸준히 지속돼 왔다"고 말했다. 이 지역과 관련해 긴장이 상승하는 국면과 하강하는 국면을 반복하면서 풀리지 않고 남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의 공식 입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인공섬을 만든 것에 대해 "우리는 남중국해가 주요 해상교통로로서 우리의 이해관계도 큰 지역임을 감안, 그동안 다양한 계기에 항해와 상공비행의 자유보장, 남중국해 (당사국들이 합의한) 행동선언(DOC) 준수 등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는 점을 한결같이 표명해온 바 있다"고 답했다.

영토 분쟁은 어떤 정치적 모멘텀이 발생하면 이를 계기로 당분간 현안에서 내려 놓는 방식으로 관리되어 왔다.

이에따라 미-중 간에 이 같은 정치적 모멘텀이 찾아오면 남중국해 문제도 당분간 조용한 관리 모드로 들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이나 경기 하락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시진핑 주석이나 (남중국해 문제를)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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