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국제코디네이터, 메르스 종식 후 한국 의료관광에 대해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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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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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보과학팀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해외 환자들이 많이 줄어 걱정이 컸습니다. 이제 메르스가 끝났으니 외국에서 더 많은 의료고객들이 한국을 찾아올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서비스 향상에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주요 병원에서 해외환자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코디네이터들은 이구동성으로 “메르스 때문에 침체된 해외환자 전략을 새롭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다짐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세종병원 국제의료센터 코디네이터 오마리아 씨는 “메르스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외국인 환자의 입국을 유도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각 해당 국가에 메르스로부터 안전하다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자흐스탄 국립의과대학 졸업한 소화기내과 전문의다.

예송이비인후과 해외사업부 리이 팀장도 “가끔 문제가 불거지는 의료분쟁에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겹쳐져 한국의료에 대한 중국인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었다”면서 “메르스의 불안적 요소를 해소하는 해외 홍보가 집중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의료 서비스를 안전성 강화와 더불어 의료관광 비자 등에 대한 절차 과정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심국제병원 국제사업부 러시아팀 알렉산더 예르쇼르 팀장은 “러시아어권 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기관이 점점 늘어나 경쟁은 심해지고 매너리즘에 빠져 서비스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한국보다 싱가폴 같은 나라를 선호하기 시작해 이 상태가 계속되면 시장을 잃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기술도 중요하지만 환자별 개별 서비스 개선을 통한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JK성형외과에서 영어권 환자 응대 및 통역을 맡고 있는 제이미 씨는 “영어권 고객들에게 좀 더 적극적인 한국 의료에 대한 홍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수술 후 해외환자 관리 및 안전에 대한 부분에 더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실추된 한국의료 신뢰 회복을 위해 기존의 우수한 의료인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바이오, 의료기기, 제약, IT(의료정보), 금융·관광, 국제의료인력 등 다방면에 걸친 관련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며 “해외환자 유치와 의료수출 활성화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지원법안의 빠른 통과가 절실한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주요 해외 출신 코디네이터들이 밝힌 메르스 사태 이후 해외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 조언들이다.

■청심국제병원 알렉산더 예르쇼르(39·러시아)=중앙아시아 국가 중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어가 통한다. 이제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무비자로 이동이 가능해 현재 러시아 환자보다는 카자흐스탄 환자가 늘어나는 중이다. 러시아권 웹사이트를 구축해 온라인 홍보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개별적인 홍보를 통해서도 환자 유치를 하는 데 나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의료 기술도 중요하지만 서비스도 신경써야 한다. 수도권에만 30군데가 넘는 러시아어권 의료기관들이 생겨나 경쟁이 매우 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과 서비스에 대해 재점검이 필요하다.

■세종병원 아키모바 아리나(42·러시아·이르쿠츠크 의대 졸업·소아청소년과 전문의)=세종병원은 그동안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등 러시아권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번 여름휴가 시즌을 맞이하여 호텔과의 제휴로 숙박기간 중 숙소를 무료로 제공해주는 이벤트를 시행중이다. 또한 현지 방송, 광고, 홍보물 배포를 통해 유치에 집중하려고 한다.

■세종병원 오마리아(41·카자흐스탄)=카자흐스탄은 구소련 CIS 독립국가로서 자국어 이외 러시아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환자 유치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에서 의료관광객 모집이 수월하다. 특히 많은 고려인들이 살고 있어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다. 중증도 이상의 질환에 대해 집중 홍보마케팅을 하면 많은 환자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예송이비인후과 리이(33·중국)=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일본, 태국, 스페인, 미국·영국·호주 등 영어권 등 7명의 인력이 각자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현지 홍보를 한다. 무엇보다 과중한 수수료 등을 요구하거나 편법을 쓰는 브로커들의 활동을 막아야 한다. 주요 국가 언어별로 한국인 코디네이터 육성뿐 아니라 해당 국가 출신의 외국인 코디네이터 육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외국인 입장에서 자기 나라의 코디네이터가 있으면 신뢰도가 크게 높아지지 않겠는가. 전문인력이 늘어나야 하지만, 진심어린 친절이 우러나지 않으면 외면당할 수 있다. ‘공장식 운영’은 의료의 질과 신뢰를 질을 떨어뜨린다. 개인적인 특성에 맞은 의료 서비스와 책임감이 더 향상돼야 한다.

■예송이비인후과 옐레나 보트비나(27·러시아)= 메르스 사태 때 한국 현황을 블로그나 SNS에 올려서 불안감 해소에 노력했다. 그 결과 환자들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고, 현재 연말까지 예약이 차 있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 현지 블로그나 소셜 마케팅에 대한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안전과 편리함 제공과 더불어 현지 종교나 문화에 맞는 맞춤서비스가 필요하다.

■JK성형외과 제이미(26·한국과 미국 동시 국적)=해외 환자들이 처음 왔을 때 불안함과 낮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메르스 이후에도 정문에서부터 체온 체크와 손소독을 의료진이 직접 하고 있으며, 이런 노력이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메르스 이후 전략적인 해외 홍보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가 요청되는 때다.

■JK성형외과 첸즈통(29·중국)=다른 병원에서 몇몇 중국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않고 불법브로커나 싼 병원에서 수술하고 잘못되어서 중국에서 나쁜 이야기가 돌고 있다. 한국 병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가 돌아갔을 때 사후관리 시스템이 강화되기를 바란다. 소독과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서 청결하고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성형시장에 대해 공동으로 심층 분석을 해서 공유하면 좋겠다.
 

[병원 국제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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