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에 한은 금리 인상 셈법 복잡…추가 긴축 부담 가중

  • 코스피 이틀간 11% 가까이 급락…환율도 1350원대 상승

  • 성장·물가 지표는 인상 뒷받침…소비 위축 우려 변수로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경제성장률 반등과 높은 물가 상승세는 추가 긴축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가계 금융자산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금리 인상 속도와 최종금리 수준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일 전 거래일보다 6.02% 하락한 5059.6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5.28% 떨어지면서 이틀간 하락률은 10.98%에 달했다. 6일 장중에는 5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외환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5원 오른 1356.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도 높아진 모습이다.

문제는 주가 하락이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다. 주식 등 금융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어드는 이른바 '역자산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증시 조정이 장기화할 경우 그동안 경기 회복을 뒷받침해 온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지난달 2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주가 하락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신 총재는 "주가가 최근 조정을 많이 받았는데, 실물 경제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며 "약간의 소비 조정이 일시적으로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경제지표만 놓고 보면 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0% 성장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했고,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여기에 원화 강세에 제동이 걸린다면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경기와 물가 흐름은 추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반면, 증시 급락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소비 둔화 가능성은 통화정책 결정에 신중함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최근 주가 부진으로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는 약화하는 분위기다.

KB증권에 따르면 한때 추가 100bp(1bp=0.01%포인트) 인상까지 반영했던 금리 스와프 시장은 현재 6개월 후 27.5bp, 9개월 후 31.5bp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KB증권은 11월 추가 인상 이후 기준금리가 연 3.25%에서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3.50%)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11월에 동결하거나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동결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최종 기준금리의 하향 조정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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