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증시에서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 5조5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런데도 신용융자 잔고는 여전히 28조원을 웃돈다. 금융당국이 반대매매 방어에 나섰지만, 추가 급락 시 남은 신용잔고가 또 다른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7715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고점인 지난달 12일(34조2887억원)과 비교하면 약 3주 만에 5조5172억원(16.1%)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감소 폭이 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신용융자 잔고는 26조7152억원에서 22조3205억원으로 4조3947억원 줄었다. 코스닥 역시 7조5735억원에서 6조4510억원으로 1조1224억원 감소했다. 전체 감소액의 약 80%가 코스피에서 발생한 셈이다.
신용융자 잔고 감소는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와 맞물린다.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해 보유 주식을 처분하거나 빌린 돈을 상환할 수 있다. 신규 신용매수가 위축되는 것도 잔고 감소 요인이다. 다만 잔고 감소액 전체를 반대매매에 따른 강제 청산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미수거래에 따른 반대매매 규모는 10월 중순보다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지난달 14일 893억원에서 이달 5일 84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반대매매 비중도 7.2%에서 0.9%로 낮아졌다. 다만 이는 미수거래에 따른 반대매매 통계로, 신용융자 담보 부족에 따른 강제 매도 규모와는 구분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6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9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과도한 반대매매가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증권사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담보유지비율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도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방안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등 신용거래 위험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4일 28조6446억원에서 5일 28조7715억원으로 하루 만에 1269억원 증가했다. 최근 고점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지만, 5일에는 잔고가 소폭 반등한 것이다. 이후 증시 변동성이 신용거래에 미친 영향은 후속 통계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융자 잔고가 단기간에 크게 줄어든 것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자들의 위험 관리 움직임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담보비율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주가 변동에 따른 신용거래 투자자의 부담은 남아 있는 만큼 향후 증시 흐름과 신용잔고 추이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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