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인공지능(AI) 투자 위축 우려가 국내 증시를 덮치면서 코스피가 넉 달여 만에 9000대에서 4000대까지 추락했다. 국내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만 3395조원에 달한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고점 대비 50조원 넘게 줄어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장중 4911.28까지 떨어졌다. 지난 6월 22일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 9114.55와 비교하면 4203.27포인트(46.12%) 하락한 수준이다. 개장 직후 매도세가 쏟아지면서 오전 9시 3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하락세는 이어졌다. 오후 2시 22분 기준 코스피는 5103.98로 고점 대비 44.00%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시가총액 감소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거래소 자료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 시가총액은 6월 고점 대비 3224조7920억원 감소했다. 코스닥과 코넥스까지 포함한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약 7997조원에서 4602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불과 넉 달여 만에 3395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가 사라진 셈이다.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대기자금도 빠르게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4일 역대 최대인 139조6947억원에서 11월 4일 89조2273억원으로 감소했다. 감소액은 50조4674억원으로, 전체의 36.13%에 달한다.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가 추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AI 투자 위축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기업별 수익성과 자금조달 능력에 따른 차별화는 불가피하겠지만, 이것이 곧 AI 투자 사이클의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판단"이라며 미국 물가지표와 코어위브 실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장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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