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자 수는 줄었지만 상당수가 빚을 안고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폐업 이후 재기를 돕는 정부 지원이 더 촘촘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가 국세청의 폐업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와 폐업 소상공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사업자는 97만5681개로, 사상 처음 100만 개를 넘은 2024년(100만8282개)보다 3만2601개 줄었다. 폐업률도 9.04%에서 8.64%로 낮아졌다.
폐업 이유로 '수익성 악화·매출 부진'을 꼽은 비율이 70.9%에 달했다. 수익성·매출 부진은 곧 내수 부진에서 비롯됐다. 매출 부진 이유로는 고객 감소(62.5%), 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비 부담(29.4%), 인건비 상승(28.8%), 고정비 상승(22.4%)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폐업 절차 진행 중에 겪는 고충으로 대출 상환(45.5%), 폐업 시점 결정(37.3%), 보증금·권리금 회수(30.7%) 등이 꼽혔다. 폐업 이후 생계 수단은 보유 재산으로 충당(33.8%)하는 경우가 많았고 근로소득(32.8%), 가족·지인의 도움(23.9%)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폐업을 결심한 소상공인 68.5%는 부채를 보유하고 있고, 부채 금액은 평균 8531만원으로 집계됐다. 폐업 비용은 평균 1286만원이며 이 중 점포 정리 비용(559만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섰다가 회수가 어려워진 부실채권도 3조39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줄고 있는데 부채만 늘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폐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따르면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물류비 상승에 인건비, 세금 등으로 장사가 되지 않는다"라며 "다음 사장님한테 가게를 양도·양수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자영업자 B씨는 "점포 철거를 준비하고 있는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원을 한 번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개인 비용을 들여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부는 폐업 소상공인의 재기 지원 정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기부는 지난해 10월 부채를 가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위기징후를 미리 알리는 알람 모형을 도입하고, 폐업 시 정책자금 일시상환 유예와 저금리 특례보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희망리턴패키지의 점포철거비는 최대 6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재기사업화 자금의 자부담은 100%에서 50%로 낮추기로 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연계 대상도 2000명에서 3000명으로 늘린다.
중기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희망리턴패키지 사업 확대, 금융부담 완화 등 폐업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일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5조4000억원 규모의 장기연체 채무 특별조정에 필요한 5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소상공인·상생연구실장은 "소상공인 채무조정 등의 대책이 마련되었지만, 소상공인에게는 체감되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채를 해결해주는 것을 넘어 매출액을 높이면서도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민생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게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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