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에 명의 빌려준 대부업자…대부금융협회, 손해배상 청구

  • 불법사금융 조직, 161명에 1130차례 대출

  • 상징적 배상액 2678원 청구…"책임 물을 것"

사진한국대부금융협회
[사진=한국대부금융협회]
한국대부금융협회가 불법 사금융 조직에 대부업 등록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는 명의 대여자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불법사금융과 제도권 대부업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업권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부업체 명의 대여자 H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불법사금융 조직에 정식 등록업체의 명의를 제공해 대부금융업권 전체의 명예와 신뢰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소청에 따르면 H씨는 지난 9월 10일 서울북부지방공소청이 발표한 불법사금융 조직 사건에서 대부업법 위반 방조 혐의로 약식기소된 인물이다. 2020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불법사금융 조직 총책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명의로 대부업체를 등록한 뒤 조직원들이 해당 상호를 사용해 대부업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조직은 2020년 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채무자 161명에게 1130차례에 걸쳐 약 4억원을 빌려주고 약 7억원을 상환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법정 제한이자율을 초과한 이자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H씨는 불법사금융 조직이 광고에 사용할 대부업체 상호까지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들이 불법사금융 조직을 정식 등록업체로 오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 협회 측 판단이다.

현행 대부업법은 대부업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명의로 대부업을 하도록 하거나 등록증을 빌려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 협회가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2678원이다. 지난 10월 말 기준 협회 회원사 2678곳에 각각 1원을 적용해 산정했다. 실제 금전적 보상을 받기보다는 명의 대여 행위가 전체 회원사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상징적 금액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협회는 지난 4월 대부금융업권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소송은 해당 방침에 따른 첫 법적 조치다. 협회는 향후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피고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관련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장은 "대부업 등록은 법이 정한 의무와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인데, 그 명의를 불법 사금융에 빌려주는 것은 제도권 금융이라는 '가면'을 씌워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회원사가 법을 지키며 쌓아온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에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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