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이 민선 7·8기 군정에서 추진된 대규모 사업의 계약과 예산 집행 과정에 위법 소지가 있다며 전임 군수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특히 수백억 원 규모의 수의계약과 수목 기증사업, 공유재산 교환 및 공사 선급금 지급 등 전임 군정의 주요 사업들이 한꺼번에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신안군은 6일 민선 7·8기 당시 추진된 주요 사업의 행정절차와 예산 집행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추가적인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전임 군수를 수사기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은 지도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사업, 염전근로자 안심숙소 건립사업, 명품 팽나무길 조성 등 기증수목 사업, 사계절 꽃피는 1섬 1정원화 사업 등 모두 4건이다.
신안군에 따르면 사계절 꽃피는 1섬 1정원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원수협동조합과 총 399억 원 규모의 계약이 이뤄졌으며, 건당 5000만 원 이하로 나눠 모두 939차례 수의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군은 이 같은 계약 방식이 관련 법령과 계약 규정에 부합하는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나 행정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수사기관의 판단을 요청했다.
특히 동일 사업과 관련해 반복적으로 체결된 수의계약이 각각 독립적인 계약의 필요성에 따른 것인지, 공개경쟁입찰을 회피하기 위한 분할계약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수의계약 건수가 많거나 계약금액이 일정 기준 이하라는 사실만으로 위법성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계약 목적과 사업 내용, 발주 시기 및 관련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기증수목 사업의 예산 집행 과정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신안군은 명품 팽나무길 조성 등을 위해 기증받은 수목이 167만여 주에 이르는 가운데 굴취와 운송 등 부대비용으로 군비 429억 원이 집행된 경위와 계약 절차의 적정성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기증수목 평가액 1173억 원의 산정 기준과 기증사례금 234억 원의 지급 근거 및 집행 내역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기증받은 수목의 평가액이 실제 가치에 부합하는지, 굴취·운송비와 사례금 지급이 적정한 절차를 거쳤는지 등이 향후 수사에서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지도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사업에서는 공유재산 교환과 재정적 손실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군은 지도읍 사유지 107필지와 신의면 군유지 1필지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기 전에 수목 식재가 이뤄진 경위와 관련 절차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특히 교환 대상 군유지를 태양광 발전사업에 임대할 경우 향후 20년간 약 50억 원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었다는 추산을 제시하며, 해당 공유재산 교환이 군 재정에 미친 영향도 확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다만 예상 임대수익은 실제 확정된 손실액과 구분해야 하며, 업무상 배임 여부는 재산상 손해 발생과 관련자의 임무 위배 및 고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염전근로자 안심숙소 건립사업 역시 계약 절차와 선급금 지급의 적정성이 조사 대상이다.
신안군은 총사업비 40억 원 규모의 안심숙소 건립사업 3권역과 관련해 시공업체 선정 과정에서 공개입찰 등 계약 절차가 적정하게 이행됐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전체 사업비의 약 68.3%에 해당하는 27억 3000만 원이 선급금으로 지급된 경위와 관련 규정 준수 여부도 수사기관의 판단을 구했다.
선급금 지급 자체가 곧바로 위법한 것은 아니지만, 계약 조건과 지급 요건, 보증 및 정산 절차가 관련 규정에 맞게 이행됐는지가 주요 확인 대상이다.
이번 고발은 전임 군정에서 추진된 핵심 정책사업들이 계약 체결부터 예산 집행, 공유재산 관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검증 대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들이 포함된 만큼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행정적 책임과 재정적 후속 조치 여부를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안군은 이번 고발이 전임 군정의 정책이나 성과를 일률적으로 부정하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군은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들이 발견돼 객관적인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수사기관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성 신안군수는 “군정 운영의 기본은 군민에 대한 책임과 행정의 공정성”이라며 “과거에 추진된 사업이라도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행정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밝혔다.
신안군은 수사 결과를 예단하지 않고 조사에 협조하는 한편, 결과에 따라 필요한 행정적·법적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계약 및 공유재산 관리체계도 점검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고발은 신안군이 전임 군정의 주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자체 검토한 뒤 수사기관의 판단을 요청한 것으로, 현재 고발 내용만으로 관련자의 범죄 혐의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향후 수사에서는 개별 사업의 계약 체결 경위와 예산 집행의 적법성, 공유재산 교환의 경제적 타당성, 관련 의사결정 과정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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