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지방의 조건] 지방 청약 한파에도 5개 도시에 절반 몰려… 일자리·인프라의 힘

  • 청주·진주·창원·전주·안동 10.94대 1, 나머지 1.99대 1

  • 10월까지 1만 가구 모집, 아파트값 상승률 비수도권 평균 웃돌아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에서 일자리·생활권이 청약 성적을 갈랐다 사진연합뉴스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에서 일자리·생활권이 청약 성적을 갈랐다. [사진=연합뉴스]
지방 청약시장 부진 속에서도 올해 1~9월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민영아파트의 1순위 청약 접수 절반이 청주·진주·창원·전주·안동 등 5개 도시에 몰렸다. 이들 도시의 아파트값 상승률도 모두 비수도권 평균을 웃돌았다. 일터와 익숙한 교육·생활 여건을 유지하면서 새집으로 옮기려던 주민 수요에 산업 투자 기대감이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8일 아주경제가 청약홈 자료를 토대로 올해 1~9월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민영아파트 최초 모집공고 60건을 분석한 결과, 이들 5개 도시의 14개 공고는 합산 경쟁률 10.94대 1을 기록했다. 나머지 지역 46개 공고는 1.99대 1에 그쳤고, 이 중 30개는 1순위 접수가 일반공급 가구 수에도 못 미쳤다.
 
5개 도시에서는 일반공급 4703가구에 1순위 접수 5만1447건이 몰렸다. 분석 대상 전체 일반공급의 15.5%에 접수의 50.2%가 집중됐다.
 
도시별 경쟁률은 진주 27.66대 1, 창원 10.71대 1, 전주 8.67대 1, 안동 7.61대 1, 청주 4.77대 1이었다. 모두 같은 기간 부산·대구·대전·울산·광주(통합 이전 기준)의 합산 경쟁률인 1.30대 1을 웃돌았다.
 
분양 규모도 작지 않았다. 10월 모집공고까지 합치면 5개 도시에서 특별공급을 포함해 1만118가구가 입주자 모집에 나섰다. 같은 기간 부산·대구 등 앞서 비교한 5개 대도시의 모집 물량 1만9064가구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기존 아파트시장에서도 상대적인 강세가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1~9월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진주 8.59%, 전주 5.93%, 안동 3.53%, 창원 2.62%, 청주 2.07%였다. 모두 같은 기간 비수도권 전체 상승률인 0.31%를 웃돌았다.
 
진주에서는 기존 생활권 내에서 새집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확인됐다. 포레나힐스테이트 진주는 지난 8월 1순위 청약에서 21.15대 1을 기록했다. 한화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일반분양 398가구의 계약을 모두 마쳤다.
 
이현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해당 일대에 20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라며 “주변 상봉동과 신안동 주택가에서 신축으로 갈아타기 한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주변에는 초·중·고교가 이미 들어서 있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도 이용할 수 있어, 익숙한 생활권을 떠나지 않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수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청주 푸르지오 씨엘리체도 기존 생활권의 신축 수요를 끌어모았다. 지난 4월 1순위 청약에서 6.47대 1을 기록했다. 이후 6월 270가구를 무순위로 다시 모집했으며, 대우건설 관계자는 8월 전체 1351가구의 계약을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단지 분양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인접한 송절동과 비교하면 분평동이나 미평동은 신축 자체가 귀하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분양가에 아쉬움을 나타낸 고객도 있었지만 신축 수요와 반도체 분야 추가 투자 기대감이 겹쳐 계약이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창원에서는 산업단지와 공공기관 근무자들이 신축 아파트를 찾았다. 지난 3월 1순위 경쟁률 6.75대 1을 기록한 창원자이 더 스카이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약자 가운데 창원국가산업단지나 경남도청 근무자들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방일수록 수요자들은 더 꼼꼼하게 신축 아파트를 살핀다”며 “지방에서도 입지와 생활 인프라, 일자리, 미래 개발에 대한 기대가 갖춰진 곳으로 청약 수요가 모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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