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드론 전력을 전담할 국방드론본부가 출범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통해 드론이 현대전의 핵심 전력으로 부상한 만큼 체계적인 전력 강화의 출발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제 작전은 각 군에 맡기고 본부는 지원과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데 그쳐 통합 대응에 한계가 우려된다. 합동성 강화를 내세워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하면서 정작 드론 전력은 분산 운용하는 정부 기조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방드론본부는 드론·대드론 전투 발전과 기술 혁신, 민군 협력을 총괄하고 미국 등 우방국과 핵심 부품 표준화 및 공급망 협력도 추진한다. 그러나 감시·정찰·타격 등 핵심 작전 기능은 제외됐다. 전투 발전과 실증·획득 지원 등 행정·지원 업무에 역할이 집중된 것이다. 기존 드론작전사령부 정원 280명에서 작전 인력을 제외한 100여명으로 조직이 축소된 점도 우려스럽다. 12·3 비상계엄 연루 의혹에 따른 조직 개편이 작전 역량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과거 조직의 정치적 논란과 국가 안보를 위한 전력 강화는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 군의 드론 운용 능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8월 자폭용 드론의 첫 해상 전투 실험에서 드론 2대가 이륙 직후 추락하는 등 올해 군 행사에서만 세 차례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군은 기기 결함과 기상 문제 등을 원인으로 제시했지만 실전에서 통용될 수 없는 수준의 신뢰성이라면 전력화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 실전에서 작동하지 않는 무기는 전력이 아니다. 반복되는 사고를 단순한 시험 과정의 시행착오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현대전에서 드론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드론으로 폭격기와 군사시설을 타격하고 수천㎞ 떨어진 에너지 기반시설까지 공격했다. 병력과 재래식 무기의 열세를 저비용 드론으로 보완하며 전쟁 양상을 바꾸고 있다. 이란도 미국과의 전쟁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으로 고비용 방공망을 소모시키는 비대칭 전술을 구사했다. 값싼 무인기가 첨단 무기체계의 우위를 위협하는 시대다.
우리에게 더 절박한 것은 북한의 무인 전력이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이 참석한 무인항공기술 전시회에서 자폭드론과 스텔스 무인기 등 다양한 기종을 공개하고 한국군 모의 표적을 타격하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드론 기술과 생산 능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우리 군이 조직 개편과 전력화 지연으로 고심하는 사이 북한은 무인 전력의 양적·질적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드론전의 승패는 개별 무기의 성능보다 정찰·타격·전자전·방공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운용 능력에 달려 있다. 북한이 저비용 드론의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면 물량 공세로 우리 방공망을 압박할 수 있다. 북한의 전쟁 지속 능력이 우리보다 떨어진다는 기존 전제마저 흔들릴 수 있다.
국방드론본부는 명목상의 컨트롤타워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각 군의 작전 역량을 조율하고 합참의 통합 지휘를 뒷받침할 실질적 권한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연구·개발부터 실전 배치와 운용, 대드론 방어까지 아우르는 통합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드론 전력의 열세를 방치하면서 세계 5위권 군사력을 자부하는 것은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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