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와 SK그룹 경영진을 잇달아 만났다. 삼성과 SK가 오픈AI의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핵심 파트너인 만큼 이번 회동에서 반도체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기존 협력 사업의 구체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지난 3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오찬 회동을 가진 데 이어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 계열사 사장단 50여명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방한에는 리처드 호 오픈AI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도 동행했다. 양측의 구체적인 사업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 확대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트먼 CEO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10월 체결한 스타게이트 협력의향서(LOI)의 후속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픈AI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협력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장 규모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요청에 대응할 생산 체제 구축 계획을 제시했다.
주요 협력 분야 중 하나는 AI데이터센터 구축이다. SK텔레콤은 오픈AI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SDS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기업용 AI 서비스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도 해상 부유식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 반도체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양측의 고위급 교류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를 방문했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같은 달 현지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올트먼 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삼성은 오픈AI와의 협력을 그룹 전반의 AI 전환(AX)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트먼 CEO는 지난 31일 삼성 계열사 사장단 50여명과 'AI가 바꿀 다음 10년, 기업의 선택'을 주제로 미래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지난 6월 사장단을 대상으로 첫 AI 집중 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시행된 추가 교육이다. 그는 "단순히 AI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AI 활용을 통한 실행력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 6월부터 연구개발과 생산, 마케팅 등 전 분야에 AI를 도입하는 'AI 대전환'을 추진 중이다. 약 2300명의 임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추진한 데 이어 내년 2월까지 전 임직원으로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트먼 CEO는 이날 삼성 경영진에게 AI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 전용 소형 키보드를 선물하며 AI가 바꿀 업무 환경을 소개하기도 했다.
오픈AI의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공급 기회도 커지고 있다. 오픈AI가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엔비디아 중심의 HBM 공급망이 다변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오픈AI가 자체 개발한 AI 칩 '할라페뇨'에 삼성전자 HBM이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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