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이날 비상대책회의를 마친 뒤 각 지역 당국에 이르면 이날부터 통행금지를 도입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르코르뉘 총리는 통행금지가 일부 지역에 한정해 시행되며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시간은 지방 당국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통금의 목적 중 하나는 사람들뿐 아니라 상점과 같은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지만, 현 단계에서는 부분적인 통행금지가 더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릴과 두에, 와티니, 드냉 등 북부 4개 도시에서도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부분 통행금지가 시행된다. 니스에서는 미성년자의 도심 통행이 금지됐으며, 마르세유에서는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공공 집회가 금지됐다.
이번 시위는 열악한 교육 여건에 항의하는 고등학생들의 시위에서 시작돼 공공부문 투자 부족과 고물가에 대한 불만으로 확산했다. 지난 주말에는 일부 시위대가 공공시설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폭력 사태로 번졌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에 따르면 지난 주말 경찰에 구금된 사람은 2330여 명으로, 이 가운데 70%가 성인으로 집계됐다.
상점 피해도 잇따랐다. 세르주 파팽 상무장관은 최소 3000개 상점이 피해를 봤으며 피해 규모가 수억 유로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매업연합은 "소매업 부문은 잇단 위기로 이미 취약해진 상황에서 또다시 혼란의 최전선에 섰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빈티드와 이베이, 아마존, 메타, 틱톡 등 온라인 플랫폼에도 약탈품 거래 차단과 관련자 기소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폭력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 실패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이날 프랑스앵포 라디오 인터뷰에서 "책임을 통감한다. 발생한 피해를 볼 때 내가 사임하는 게 옳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경찰과 치안 당국의 지휘체계 유지를 이유로 사임을 반려했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폭력 사태로 이어진 대응 계획 및 정보 실패와 관련해 투명성을 보장할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 주말 시위 규모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현장에 충분한 경찰력을 배치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경찰과 보안요원 투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극좌 세력이 우리나라 전역에 깊은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극좌 세력에 책임을 돌렸다.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시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파리 루브르박물관은 시위대 수십 명이 유리 피라미드 입구를 막아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2018년 프랑스를 뒤흔들었던 '노란 조끼' 운동 측도 오는 24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프랑스 주요 노동조합들은 다음 달 5일 파업과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중동 순방에 나섰다. 쿠웨이트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등을 방문해 석유와 경유 공급 확보 및 유가 안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프랑스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를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면서도 평화적인 시위의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국 불안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2%포인트 오른 4.9%를 기록했다. 독일 국채 10년물과의 금리 차도 1.4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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