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집권 1년을 맞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내각 지지율이 교도통신 등 일부 여론조사에서 출범 후 최저로 떨어졌다. 의혹이 제기된 야나 가즈오 전 농림수산상을 유임시켰다가 뒤늦게 사실상 경질한 판단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요미우리신문 등의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횡보해 결과가 엇갈렸다.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정권을 떠받치는 가운데 소비세 감세 실현과 재원 불안 해소가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교도통신이 18일 발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17~18일 실시)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49.1%로, 정권 출범 후 처음 50%를 밑돌며 최저를 기록했다. 야나 전 농림수산상의 사임이 "당연하다"는 응답은 81.5%에 달했고, 경질이 "너무 늦었다"는 응답도 57.7%였다. 교도는 다카이치 총리가 주변에 "지지율은 내려갔지만 흔들리지 않고 전진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 민영방송 TV아사히가 같은 기간 실시한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전월보다 11.2%포인트 하락한 47.1%로 출범 후 최저를 기록했다. TV아사히에 따르면 총리 측근은 "매우 엄중한 결과다.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경질 지연에 대한 비판은 여당 지지층에서도 나왔다. 교도통신 조사를 지지 정당별로 보면 자민당 지지층에서 경질이 "너무 늦었다"는 응답은 46.8%로 "적절했다"(38.4%)보다 많았다.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 지지층에서도 63.8%가 "너무 늦었다"고 답했다.
야나 전 농림수산상을 둘러싼 논란이 끝난 것도 아니다. TV아사히에 따르면 야당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라며 야나 의원의 국회 참고인 출석을 요구하는 등 추궁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요미우리신문은 여소야대인 참의원에서 야당이 문책결의안을 압박 수단으로 삼아 야나 전 농림수산상의 사임을 끌어냈지만, 정권을 궁지에 몰아넣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국민민주당 간부는 요미우리에 "총리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각료 한 명의 사임 정도로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요미우리의 16~18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전월 59%에서 57%로 큰 변화가 없었다. 전체 응답자 중 야나 전 농림수산상 문제에 대한 총리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과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각각 46%로 같았다. 다만 내각 지지층에서는 82%가 야나 전 농림수산상의 경질을 당연하다고 보면서도 총리 책임이 크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지지층에서는 장관 개인의 문제와 총리 책임을 분리해 보는 경향이 드러난 셈이다.
아사히신문의 17~18일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전월 51%에서 50%로 거의 횡보세를 나타냈다. 야나 전 농림수산상 문제에 대한 총리의 대처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이 52%로 긍정 평가(39%)보다 많았고, 내각 지지층에서도 38%가 부정적으로 봤다. 그러나 야나 전 농림수산상 사임 문제로 총리 이미지가 달라졌는지를 묻자 72%가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지지를 떠받치는 요인 중 하나는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재정 확대로 성장을 이끌겠다는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59%, 식료품 소비세 감세 법안에 찬성한 응답은 56%였다. 감세 법안 찬성층의 내각 지지율은 71%로, 반대층(41%)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정부의 물가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29%에 그쳤고, 부정적 평가는 61%였다. 앞으로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지금까지의 물가대책에 대한 평가는 박한 셈이다.
아사히신문은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에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지지 이유로 '정책 면'을 꼽은 비율은 출범 당시 25%에서 12%로 줄었다. 반면 '다른 내각보다 나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은 21%에서 24%로 늘어 가장 많았다. 야당이 대안으로 자리 잡지 못한 가운데 소극적 지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정부는 20일 심의에 들어가는 소비세 감세·지원금 관련 법안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 법안은 내년 4월부터 2년간 식료품 소비세율을 8%에서 1%로 낮추고, 저소득·중간소득 근로자 등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요미우리 조사에서 감세로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은 58%에 달했다. 감세 찬성층에서도 절반 가까운 47%가 이런 불안을 느꼈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는 법안 심의 기간에 감세 재원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75%였다. TV아사히 조사에서도 재원이 불분명한 채 심의를 진행하는 것은 문제라는 응답이 70%에 가까웠다. 집권 1년을 맞는 다카이치 정부는 감세 약속을 이행하면서 재원에 대한 불안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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