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세가 국내 채권금리를 끌어올린 가운데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면 원화와 증시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4.3bp(1bp=0.01%포인트) 내린 연 4.076% 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6.3bp 하락한 4.476%를 기록했다.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3bp 오른 연 4.119%까지 올랐다.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고채 10년물도 14.7bp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석 연휴 기간 급등한 미 국채금리를 국내 시장이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금리 상승 폭이 커졌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28일(현지시간) 5.240% 안팎까지 상승했다.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미 재정적자 확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전망 등이 겹치면서 국채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미국 2년물과 10년물 금리 차가 한때 17bp 수준까지 좁혀지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 가능성도 거론됐다.
다만 이후 장기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28일에는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차가 약 32bp 수준으로 다시 벌어졌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 자체보다 장기금리가 5%를 넘어 고공 행진하고 있다는 점이 국내 금융시장에는 당장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발 금리 상승 압력은 이미 국내 채권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만큼 그 여파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고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 은행채와 회사채 등 민간 자금조달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민간 채권평가 3사 기준 신용등급 AA-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3일 연 4.659%에서 28일 연 4.776%로 11.7bp 상승했다.
정부도 국고채 금리 급등에 대응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금리 상승이 과도하면 긴급 바이백 등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즉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백은 정부가 만기 전 국고채를 시장에서 사들이는 조치다. 이 부총리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글로벌 금리 상승, 국내 기준금리 인상 등이 국내 채권금리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올라설지가 관심사다.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 원화에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쳐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 원화와 국내 증시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국내 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채권 자금 흐름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변수로 꼽힌다.
채권시장에서는 국내 금리 상승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신규 투자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자금 유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높은 금리는 기업의 할인율과 자금조달 비용을 높여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국내 증시는 이미 미국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 코스피는 지난 28~29일 2거래일간 약 3%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5% 가까이 떨어졌다. 미 국채금리뿐 아니라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상승 등 연휴 기간 쌓인 대외 악재가 동시에 반영됐다. 또 미국 AI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향후 국내 금융시장 향방은 미국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는지와 외국인 수급에 좌우될 전망이다. 당장 시장의 시선은 미국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를 가늠할 9월 고용보고서에 쏠린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9월 고용보고서는 금리의 다음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라며 "고용까지 강하게 확인되면 5.2%를 넘어서는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지표 이후에는 연준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과 고금리 유지 기간이 관건이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긴축 사이클 초반부에는 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데 여기에 변동성 확대까지 겹치면 금리 상단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기준금리 인상 이후 동결이 장기화되거나 인하 폭이 작아질 가능성이 반영되면 금리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