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들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GPU 담보대출'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28일 IT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지난달 10일 JP모건과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주선으로 26억 달러 규모 GPU 담보대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코어위브가 2023년 첫 23억 달러 이후 공개한 GPU 담보대출 약정은 266억 달러로 늘었다.
이번 대출 금리는 SOFR(미국 담보부 익일물 금리)에 5.50%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지난 5월 31억 달러 대출(SOFR+4.50%)보다 1%포인트 높다. 두 대출 모두 무디스 Ba2, 피치 BB+ 등급이다. 이번 대출은 고객 계약이 끝난 뒤 GPU를 다른 고객에게 다시 빌려줄 수 있는 조항이 들어가면서 GPU 잔존가치 위험이 처음으로 대주단 쪽으로 넘어간 사례가 됐다.
조달 조건도 빠르게 바뀌었다. 초기 GPU 담보대출 금리는 연 15% 안팎이었지만 지난 3월 코어위브가 받은 85억 달러 대출은 메타와 맺은 142억 달러 계약을 바탕으로 GPU 담보 금융으로는 처음 투자적격 등급(무디스 A3)을 받았다. 고정금리는 연 5.9% 수준이다.
이 방식은 다른 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네덜란드 네비우스는 지난 7월 MUFG 주도로 7억7500만 달러 규모 GPU 담보대출을 받았다. 크루소와 람다 등도 블랙스톤, 핌코, 칼라일, 블랙록 등 대형 운용사에서 GPU를 담보로 자금을 끌어왔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구진 분석을 인용해 미국 내 GPU 담보 부채 잔액이 지난 8월 기준 463억 달러(약 62조원)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칩 공급사인 엔비디아도 금융에 직접 뛰어들었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 10일 아폴로,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 등 6곳과 손잡고 5000억 달러 이상 외부 자금을 모으는 컴퓨팅 금융 플랫폼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 가운데 최대 4분의 1가량을 보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GPU 담보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위험도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GPU는 신제품이 거의 매년 나와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는데 H100의 3년 뒤 잔존가치를 두고 업계는 50~70%, 비판론자들은 70% 이상 하락을 거론한다. H100 임대료도 정점 대비 60% 넘게 내려왔다. 코어위브는 8월 대출의 만기가 약 5년인 반면 담보가 된 고객 계약은 평균 약 3년이라고 공시했다. 칩 값과 임대료가 떨어지면 대출이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에 빗대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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