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산업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중국 소비주가 '잃어버린 10년'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중국 증시에서 소비주는 부진한 반면, 기술주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소비재 지수는 최근 6개월 동안 약 18% 하락하며 10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반면 AI 관련 종목 비중이 높은 기술지수는 2016년 수준의 두 배를 웃돌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소비주의 부진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드러났다. MSCI 중국 지수에 포함된 필수소비재 기업들의 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약 47% 밑돌았다. 경기민감 소비재 기업의 이익도 예상치를 약 10% 하회했다.
중국 경제가 AI 투자와 첨단 제조업 수출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것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경제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의 8월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국 최대 소비 성수기 중 하나인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도 소비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상하이 첸푸투자관리 천스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AI 수혜주로 점점 집중되는 반면 소비주 등 다른 업종은 무차별적으로 매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주와 기술주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자금 흐름에서도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기술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되는 자금은 소비재 ETF로 들어가는 자금을 갈수록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 중산층 확대 기대감 속 중국 소비주는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장기화한 부동산 침체와 소득 증가세 둔화, 소비심리 위축 등이 겹치며 소비주가 찬밥 신세가 된 것.
천 매니저는 소비심리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산가격 안정과 임금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최저소득 수준을 끌어올리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소비가 의미 있게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소비 확대를 위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소비주의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샹쑹캐피털의 선멍 대표는 블룸버그에 "장기화하는 경기 둔화 속에서 중국 소비주를 견인할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술 분야에서 더 강한 성장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주는 부진한 펀더멘털과 자금 유출 사이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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