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000선을 오르내리는 강세장을 펼쳤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성적표는 오히려 초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오른 뒤 뒤늦게 주식을 사고 조정이 시작되자 자금을 빼는 이른바 '엇박자 투자'가 반복되면서다.
24일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순매수 자료 등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2일까지 개인투자자의 '매매 타이밍 갭'은 -4.5%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8년 이후 1999년(-4.6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매매 타이밍 갭은 개인이 주식을 순매도한 날의 평균 코스피와 순매수한 날의 평균 코스피 차이를 연평균 코스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마이너스일수록 개인이 상대적으로 지수가 높은 날 사고 낮은 날 팔았다는 의미다.
올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추격 매수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은 올해 코스피가 평균 7224.8 수준일 때 89조9000억원을 순매수했다. 5~6월에는 평균 7994.9 수준에서 77조5000억원을 사들이며 상승장에서 매수세를 크게 확대했다.
문제는 최근 증시가 조정받자 개인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증시 직접투자 자금은 13조5466억원 순유출됐다. 9월 들어서도 지난 18일까지 9조8300억원이 빠져나갔다.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23조원 넘는 자금이 증시에서 이탈한 셈이다.
증시 주변 자금도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8일 기준 98조3346억원으로 지난 6월 4일 연중 최고치인 139조6948억원보다 41조원가량 감소했다.
"오를 때 사고 떨어지자 떠났다"
통상 개인투자자는 증시가 상승한 뒤 후행적으로 유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후 조정 초기에도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한 이른바 '물타기'에 나서면서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이번에는 증시 조정과 동시에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고점에서 주식을 사들인 개인이 변동성이 확대되자 추가 매수 대신 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통상 주가 상승기에 자금이 후행적으로 유입되고 조정 초기에도 추가 자금이 들어오는 것과 달리 이번처럼 조정 직후 자금이 이탈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취지로 분석했다.
개인의 투자 여력이 줄면서 향후 국내 증시 수급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현금성 대기자금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개인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강세장에서 단기간 급등한 종목을 따라가는 추격매수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수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더라도 매수 시점과 종목에 따라 개인이 체감하는 수익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빠르게 오를수록 뒤늦게 수익률을 좇아 들어오는 투자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인 시장 방향을 맞히기보다 투자 기간과 위험 감내 수준에 맞는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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