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코스피는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1% 가까이 상승했으나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다만 매파적인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며 시장 충격은 제한적인 모습이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6포인트(0.04%) 내린 6715.4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61.05포인트(0.91%) 상승한 6779.02에 출발한 뒤 677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갔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며 하락 전환했다.
장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던 반도체 대장주도 상승폭을 반납했다. 삼성전자는 0.39%, SK하이닉스는 0.80%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4833억원, 2272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2조4153억원을 순매도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긴축 우려가 이어졌지만 시장에서는 관련 우려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었던 만큼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으며 국제 유가 상승세도 진정되면서 투자 심리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간밤 뉴욕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1%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5%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01% 내린 채 장을 마감했다.
연준은 이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3.75~4.00%로 결정했다. 2023년 7월 이후 약 3년2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긴축 강도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미국 국채금리도 상승해 글로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를 웃돌았다.
이번 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 자체보다 이후 긴축 강도와 기업 이익 방향성이 증시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 이후 2년물 등 단기물 금리가 상승했지만 10년물 등 장기물 금리의 상승폭이 제한됐다는 점도 생각해볼 부분"이라며 "추가 25bp 인상 자체보다 10년물 금리 향방, 국제 유가 향방에 더 많은 가중치를 두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1994년 이후 연준 금리인상기는 총 6번 진행이 됐으며 금리인상기 동안 코스피의 평균 수익률은 9.1%를 기록했다"며 "코스피의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990조원대 내외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안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연구원은 "매파적인 FOMC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코스피 6600선 지지력 테스트는 감안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는 선반영된 매파적인 통화 정책 우려를 소화한 이후 본격적인 실적시즌 돌입에 대비하는 기회"라며 "단기적으로는 7000선 중후반, 긴 호흡으로는 8000선 후반, 역사적 고점을 향하는 흐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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