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0일 귀국한 국방부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여 방식과 수행 가능한 임무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오는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관련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부터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 전력은 P-8A 해상초계기와 소양함 등 군수지원함, 폭발물처리반(EOD) 등이다. 해상감시와 군수지원, 기뢰 대응 등을 통해 항행 안전에 기여하는 방안이다. 다만 구체적인 전력 구성과 파견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군은 해외 파견에 따른 한반도 주변 작전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력 구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견 인력을 최소한으로 편성하면서 비전투 임무를 수행할 인력과 자산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다.
소규모 파견이나 지원 임무라도 분쟁에 연루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활동 구역과 인력 보호 방안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현지 정비·보급 여건을 비롯해 파견 기간과 임무 완료 기준, 상황 악화 시 활동 중단·철수 조건 등 출구 전략 역시 주요 검토 과제다.
다만 군은 현재 이러한 논의가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파병동의안 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의 구체적인 역할이 거론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관련 진행절차에 따라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검토 과정에서 정보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0일 국방부·외교부 등 외교안보 부처를 대상으로 파병 검토 정보의 유출 경위를 조사하는 감찰에 나섰다. 파병과 관련한 구체적인 검토 내용이 외부로 전달된 경위를 점검하는 것이다.
군사적 검토와 별개로 국민 공감대 확보도 넘어야 할 문턱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호르무즈 파병 반대는 55%로 찬성 32%를 웃돌았다. 여당과 범여권에서도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부담이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파병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국이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도 같은 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전쟁 가담 위험을 지적하며 파병 검토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실제 파병이 결정될 경우 정부가 항행 안전을 위한 기여의 필요성과 국익에 미치는 영향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파견 인력의 안전 확보 방안과 임무 종료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도 국민 공감대를 얻기 위한 과제로 꼽힌다.
한편 이번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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