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현안 산적한데 장관은 해외로…안규백 출장에 野 "불출석 유감"

  • 호르무즈 파병·전작권 전환·대북 경계태세…국회서 안보 현안 점검

이두희 국방부 차관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439차 정기회 6차 본회의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두희 국방부 차관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439차 정기회 6차 본회의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파병 검토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 대응 등 주요 안보 현안이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올랐지만,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해외 출장으로 불참했다. 재임 중 추진·검토해 온 정책의 판단 근거와 대응 방향을 설명해야 할 장관이 자리를 비우면서 현안 대응과 해외 출장 사이의 우선순위가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장관 불출석에 유감을 표했고, 국방부는 크로아티아 측이 천무 수출 계약 서명식에 안 장관의 참석을 요구해 불가피한 출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호르무즈해협 파병부터 전작권 전환, 대북 경계태세와 사관학교 통폐합까지 폭넓은 사안이 다뤄졌다. 장병 안전과 국가 안보에 직결되거나 군 운영체계의 변화를 수반하는 정책들로, 추진 상황뿐 아니라 국방부 수장의 판단과 책임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현안이었다. 하지만 안 장관의 불출석으로 한성숙 국무총리와, 이두희 국방부 차관이 국방 현안에 대신 답변할 수 밖에 없었다.
 
먼저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여당에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너지 안보를 지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거론하면서도 “파병을 했을 경우 실제 우리 장병의 안전이나 유조선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명분 없는 전쟁에 끌려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이 요구한다고 해서 우리가 끌려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총리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파병에는 국회 의견 수렴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부가 군수지원함과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반 등 비전투 군수지원 임무를 중심으로 파병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 차관은 “호르무즈 파병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항행의 자유와 국제 항로의 안전, 국민 안전과 국가 경제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파병 전력과 임무 구성은 확인하지 않았다.
 
전작권 전환을 놓고는 조기 추진 의지가 재확인됐다. 김 의원이 최대한 신속하게 전작권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 차관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라 올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때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완료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야당은 북한군의 MDL 침범과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유 의원은 자신이 방문한 사단의 경계 구역에서 북한이 조성한 지뢰지대 등 시설 6곳이 MDL을 10~15m가량 넘어선 것을 확인했다며 정부 대응의 적절성을 물었다.
 
또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군의 MDL 침범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 군의 경계태세와 교전수칙이 약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북 확성기 철거와 대전차 장애물 철거 추진, 총기·탄약 관리 문제를 거론하고, 사관학교 통폐합 역시 졸속으로 추진돼 군인과 사관생도의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주요 국방정책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지만, 정작 이를 추진해 온 안 장관에게 직접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야당은 장관의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유 의원은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국방장관이 대정부질문에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으신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안 장관의 불참 사유는 천무 수출 계약 서명식 참석을 위한 크로아티아 출장이다. 9~11일 일정으로 현지를 방문 중인 안 장관은 현지시간 10일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와 면담한 뒤 서명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안 장관의 이번 출장은 한국의 대크로아티아 첫 방산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계약은 천무 발사대 18문을 공급하는 내용으로, 약 64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다만 공개자료로 확인된 안 장관의 기존 방산 수출 계약식 참석 사례는 지난해 8월 약 9조원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2차 이행계약 서명식이 유일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안 장관의 출장에 대해 대정부질문 도피성 출장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국방부는 안 장관의 출장에 대해 “크로아티아 측이 서명식에 안 장관의 참석을 반드시 요구해 직접 방문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첫 방산 수출을 성사시키고 양국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외교적 필요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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